세상을 살다보면 마음이 마구 찌들어지고 나만 바라보고 내 형편만 생각할 때가 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제가 그랬던 것 같고요. 더 거슬러 내려가면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때 그랬던 것 같아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나만 바라보면 어떻게 되냐고요?
마구 삶이 팍팍해지고요. 남 탓을 하게 되고요. 내 형편이 참 초라해 지면서 삶의 의미가 희미해져요.
한숨이 나오고요. 계속 불안하죠. 왜냐하면 자신이 없거든요. 내 선택에, 내 상황에, 나란 사람에 대해 말이죠.
무얼해야,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어야 내 존재가 증명되는거 같고요. 그럴 때 내가 잘 살고 있다고 느껴지는 거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있기에 아이들의 바운더리 안에서 그런 존재감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동네, 학교, 유치원의 아이들의 인간관계를 위해 저또한 관계를 맺는 거죠. 그러다보면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더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엄마들이 인기가 많으시고 더 쉽게 그룹(?)을 형성하시더라구요.
저처럼 낯가림 심하고(게다 이름과 얼굴을 잘 못 외워요ㅠ), 내향적인 사람은 너무 불편한 그런 상황인 거죠.
'너무나 격하게 혼자 있고 싶다'
그 느낌 아실까요?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만, 어떤 조건(?)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을 지극히 어려워 하는 사람, 바로 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관계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생각해보아요.
나를 너무 낮게 본다든지, 나를 너무 대단하게 본다든지.
진짜 나를 알고 나면 달라질텐데..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요.
가끔 오래 만난 주변 지인들이 나에 대해 좋게 얘기해 준 것을 남편에게 얘기해주면요. 남편은 그렇게 말해요.
"같이 한번 살아보라 그래."
"...."
조금 웃프지만 그것도 맞는 말 같아요.
나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건 정말 극히 일부분일 테니까요. 그리고 그 마저도 내가 잘 포장하고 있는 모습일 테니까요.
하지만 확실한 건요.
누군가가 나에 대해 안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든, 환상(?)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요.
나는 그저 나라는 거예요.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그저 삶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기 위해 여전히 애쓰며 살아가겠습니다.
지금 강의 들으러 가는데 늦었어요. 지하철 안에서 심호흡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글을 써봅니다.
겉모습 보다 내면을 보아주는 우리들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