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trip 둘째날
기분 좋게 둘째날을 맞이했다.
커피의 기운으로 푹 숙면을 취하지는 못했지만
날씨도 좋고 기대했던 시카고로 떠나는 날이다!
오늘은 인디애나주에서 일리노이주로 넘어간다.
하지만 주 변경 안내판은 또 찾지 못했다. ㅠㅠ
2시간 30분 정도 걸려 시카고에 입성했다.
넓다란 평원을 지나 만난 시카고는 분위기가 달랐다. 높은 건물들이 각각 다른 자태로 웅장하게 서 있었고
예보된 비와 갑작스런 추위 때문인지 건물 사이사이 안개가 짙어 있었다.
큰 아들의 불평을 달래주고자 한식을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주차가 걱정되어 h 마트 바로 옆에 있는 식당을 선택했는데 알고보니 h 마트 안에 있는 푸드코트이다. 덕분에 한식을 오랜만에 잘 먹었다.
여기까지 아주 기분 좋게,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침에 어플까지 다운받아 예약해놓은 주차장을 찾아 헤매느라 거의 1시간 30분 가량을 썼다. 그 주위를 여러 번 돌았을 뿐 아니라 시티를 뱅글뱅글 돌아 다시 그 자리에, 또 그 자리에 몇 번을 반복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아무 파크 가라지에 들어갔는데
1시간에 25불이나 하고 3-6시간에 50불 가까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돌다돌다 그냥 다시 나왔다.
3분 만에 나왔는데 25불이 결재되었다. ㅠㅠ
여기에서 완전 멘탈이 붕괴되었다.
다시 15불 주고 예약했던 주차장을 찾아 가 보았으나 구글맵이 도착했다는 곳에 주차장의 존재는 없었다. 아마 지하 차도로 들어가 건물 지하로 연결된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도저히 찾을수가 없었다. ㅠㅠ
그래서 또 외곽으로 돌다가 로드파킹을 겨우 했다.
헤매는 동안 아이들은 깊은 낮잠을 잤고
로드파킹을 한 그랜드 공원 버킹엄 파운튼 앞 길은 엄청나게 추웠다.
보트 투어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날씨도 그렇고 안개도 엄청 끼어서 못하겠다며
결국 포기하고 스타벅스나 갔다.
시카고까지 와서 스타벅스나 가다니. 기분이 엉망에 컨디션도 엄청 안 좋았지만 서로 화를 내거나 싸우지 않은게 신기하다. ㅎㅎㅎㅎ
스타벅스에서 화장실 볼일도 보고
뜨거운 라떼도 마시며 몸을 녹였는데
대놓고 한국말을 쓰는 신혼부부가 옆 테이블에 앉았길래 여행 왔냐고 물으며 말을 붙여보았다.
알고보니 우리와 같이 뉴욕에서 La까지 로드트립을 하는 중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일정도 비슷하고. ㅎㅎㅎ
원래 지오다노 피자 먹으려고 가장 가까운 곳으로 코스를 잡았는데 혹시나 해서 피자 드셨냐고 물어보았다. 그러면서 시카고 3대 피자 중 제일 덜 짠 집인데 엄청 맛있었고 샐러드가 완전 대박이었다며 새로운 피자집을 추천해줘서 경로 변경.
15분 정도 걷는 거리였지만 덕분에 이제야 시티 구경을 제대로 하는 기분이었다. (역시 도시 여행은 뚜벅이가 제맛이다) 정말 엉망이었던 기분이 그나마 위로를 얻었다. 주변 다양한 건물도 보고.
차타고 슝. 지나갈 때는 몰랐던 건물의 이름도 찾아보며 피자집 도착!
입구부터 줄 같지 않은 줄이 가득. 한 눈에 봐도 대기인원이 4-50명은 되어 보인다. 40분 정도 대기 후 피자 to go 해서 숙소로 고고.
usa cartrip이라는 사이트에서 어떤 분이 추천해주신 숙소를 잡았는데 어제보다 훨씬 깔끔하고 컨디션도 좋아서 기분이 좋다. 얼음도 무료로 가져갈 수 있고 세탁실도 사용가능. 주변에 한인 마트와 식당도 많다.
방바닥에 앉아서 많이 식은 피자를 먹는데
피자랑 샐러드가 맛있어서 오늘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싹! 풀렸다.
저녁에 씻고 휴식.
오늘은 사전 답사 잘 했다고 생각하고
내일 본격 시카고 여행을! ㅎㅎㅎ
시카고 피자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