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 사건 이후,
우리는 한동안 묘한 허무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 나이에, 교사라는 이름을 달고도 이런 유치한 상황을 겪어야 하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의실에서 ‘빵 파티’가 열린다는 정보를 (불필요하게) 접수했다.
“아이, 치사하게… 안 먹는다!”
우린 그렇게 말하며 빵을 외면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또다시 소외당했다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조용히 업무에 집중하려 애쓰던 중,
소나무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회의실에 빵 드시러 오세요.”
탕수육 사건 당시에도 함께 배제되었던 소나무 선생님.
하지만 그분은 ‘이대로 반복되는 건 옳지 않다’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용기 있게 회의실로 향하셨다.
그리고 빵 파티 한가운데서 외쳤다.
“와~ 빵이 정말 많네요~
맛있는 건 함께 먹어야죠. 제가 선생님들께 전화할게요~”
소외된 이들에게 전화를 돌리던 순간,
스멜 선생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전화하지 마세요!
이 빵은 제 돈으로 산 거예요.
전 그쪽 사람들이랑 같이 먹기 싫어요!”
“그쪽이라니요? 누가 그쪽이고, 누가 이쪽인가요?”
스멜 선생은 차마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소리쳤다.
“그쪽 사람들이 호랑이 선생님 고발해서 힘들게 만들었잖아요!
전 호랑이 선생님 위로해 드리려고 빵 산 거예요!”
소나무 선생님이 조용히 물었다.
“누가 고발했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요?
그건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가요?”
여기에서 발끈한 것은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제 내려와서 아무것도 몰라요!
그리고… 선생님은 지난번에도 내 교육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잖아요!”
소나무 선생님은 평소 온화하고 차분한 분이다.
하지만 그날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책상에 컵을 ‘탁’ 내리쳤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모두가 숨을 삼켰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교육청에서 파견된 장학사님이 있었다.
늘봄 행정사 컨설팅 차 방문한 자리였기에
이 황당한 ‘빵 사건’은 단번에 교육청까지 소문이 퍼졌다.
나는 그날 이후로 한동안
빵 냄새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렸다.
기분 탓인지,
정말 체한 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