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별바위초의 종이 울렸다.
그러나 이건 단순한 방학 종이 아니었다.
호랑이 선생의 적으로 지목된 우리 3인방은
겨울방학을 맞이해 특별 훈련에 돌입했다.
⸻
소나무 선생 — 내면의 군주
방학 첫날, 소나무 선생은 심리 상담실 깊숙한 방으로 들어갔다.
커튼이 드리워진 어둠 속, 그는 ‘싸이코드라마’와 ‘명상 수련’으로 그 어떤 괴물도 길들일 수 있는 지도자로 거듭나 있었다.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호흡이 깊어지며
그의 눈동자엔 흔들림이 사라졌다.
“마음의 검이 서야, 현실의 적도 벨 수 있다…”
⸻
교무샘 — 행정의 달인
교무샘은 도서관이 아니라 ‘작전 사령실’이라 부를 만한 책상에 앉아
교육청 규정, 승진 평가표, 정책 자료집을 전부 펼쳐놓았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눈빛은 점점 매서워졌다.
손가락 끝에서 번쩍이는 건 볼펜이었지만,
그건 이미 ‘행정검’이었다.
그는 행정력의 궤도를 그리며 속삭였다.
“제도라는 무기는… 제대로 쓸 때, 가장 날카롭다.”
⸻
나 — 무너지지 않는 방패
나는 새벽 운동장에 섰다.
아직 해도 뜨지 않았지만, 달빛이 내 그림자를 길게 늘였다.
달리기, 근력 운동, 호흡법, 그리고 철봉까지.
땀은 비처럼 쏟아졌고, 근육은 불처럼 타올랐다.
“다시는 목소리에 떨지 않겠다.”
이건 단순한 체력 단련이 아니라,
‘별바위초의 방패’가 되기 위한 변신 의식이었다.
⸻
귀환
방학이 끝나고 삼인방이 학교로 돌아왔다.
그들의 발소리는 더 이상 가볍지 않았다.
소나무의 시선은 상대의 내면을 꿰뚫었고,
교무샘의 서류철은 검보다 날카로웠으며,
나는… 한 손이 아니라 손가락 몇개만으로도
문 손잡이를 뽑아낼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별바위초의 복도는 여전히 삐걱거렸고
호랑이 샘은 여전히 그 특유의 미소로 걸어다녔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우린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작전 개시다.”
교무샘이 서류를 덮었고, 소나무가 눈을 감았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 별바위초의 구조적 모순과 호랑이를 처단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