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소중한 2학년, 단 한명의
우리반 언니가 생일을 맞았다.
언니는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무언가를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몇 주 전
“그럼 우리 드레스코드 맞추자!”했더니
생일 전날에는
“선생님, 꼭 흰색 옷 입고 오세요!
흰색 옷 없으면 줄무늬 있어도 괜찮아요~“한다.
나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그 바쁜 아침 시간에도 아이를 위해 흰색 셔츠를 골라 입고 출근했다.
나는 원래 학급에서 특별히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 편이다. 방학때 생일이 있는 아이도 있고 해서 그냥 축하의 말이나 노래 정도만 부른다.
그런데 왠지 드레스코드를 맞추고 나니
‘이거 초코파이라도 사 가야 하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교무실 냉장고에 있는 초코파이가 떠올랐다. 교무실 샘이 도착하기 전에 교무실에서 초코파이 두 개를 몰래 가져왔다. (따로 주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직원 누구든 먹을 수 있는 것이지만, 왠지 몰래 가져오고 싶었다. )
화장실에서 생각하니 ‘그래도 초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평소에 뭘 해도 화려하게 하는 유치원 샘한테 초를 빌리러 갔다.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교무실 샘에게 자백했다. 초코파이에 꽂을 초가 있냐며 싱크대 장을 다 뒤졌는데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거라도 꽂아보자며 납작한 커피 빨대를 하나 가져왔다.
아이들은 수학 문제를 풀고 조용히 교탁에서 몰래 초코파이를 뜯어 빨대를 꽂았는데,
이런… 빨대가 생일초의 느낌이 아니라, 제사상에 피우는 향의 느낌이다. 이거 어떻하지?
그래서 불꽃을 그렸다. 수학 문제 채점하는 빨간 색연필에 노란 색을 덧칠해 그럴 듯하게 오려 붙였다.
선생이 혼자 부스럭거리며 뭔가를 하니
미션을 빨리 끝낸 1학년 동생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교탁으로 나오다
나의 은밀한 행위를 보게 되었다.
선생은 뜬금없이 윙크를 날리며 동생의 손에 어설픈 초코파이 케잌 접시를 넘긴다.
“생일 축하 합니다~~”
이렇게 깜짝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데
1학년 동생은 이게 뭐냐며 웃겨 죽고,
주인공 언니도 (기뻐하기보다 황당해하며)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선생도 민망해서 웃었다.
덧.
남편은 나의 에피소드를 듣고
조각케잌이라도 사서 축하해주지. 라고 했다.
조각케잌 살 정신이 있었으면 초도 챙겨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