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기 시작한지 한 두달이 지나도록
나는 미국 사람보다 서울 사람을 더 많이 만났다.
한인들끼리의 만남은 동변상련의 마음 때문인지
더욱 애틋했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지인 누군가가 뉴욕을 간다고 했고 친구가 그 소식을 듣고 우리도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당시 나는 새로운 환경, 낯선 미국 땅에서 얼음처럼 꼼짝도 못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제안과 더불어 남편의
격려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한다.
감성 충만에 감사함이 가득한 행복이,
한예종에서 지휘를 전공한 예술이,
낭창한 공주님 감성의 낭만이.
이렇게 셋 그리고 나는 뉴욕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사전 만남의 자리를 가진다.
그러나 나빼고 다들 P였다. 감성에 충만해서 3대 베이글을 먹고, 영화에 나왔던 장소들을 가보자고만 했다.
그래, 서로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치자.
어찌저찌 뉴욕으로 가는 날.
새벽 5시 깜깜한 길에 “아씨 마트”에서 만났다.
낭만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필라델피아 시티로 가서
2층 메가버스를 타고 뉴욕으로 갔다.
첫 코스는 3대 베이글 중 하나,
Murray’s bagels에 가서 뉴욕 브런치를 먹는다.
뭘 먹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고,
뉴요커들 사이에서 안 되는 영어로 주문을 해야 하는 공포에 휩싸였던 기억밖에 없다. ㅎㅎㅎ
어쨌든 뭔가를 사서 먹었다.(커피와 베이글이겠지)
다음은 첼시마켓.
행복이는 “와! 뉴욕 냄새~”하며 건물 하나하나에
기쁨을 표현하고, 구글 앞에서 구글덕분에 검색을 한다며 감사한 마음을 사진으로 표했다.
예술이는 사라배스 쨈을 꼭 사서 맛 봐야 한다며 미식가 + 미국에서 꼭 해 봐야 할 것 가이드의 면모를 드러냈다.
낭만이는 그저 예쁘고 행복했다.
나는 직업병인가, 현장체험학습 인솔하는 교사인양
구글지도 펴서 길 찾아 가고, 가다가 뒤 돌아서서 사진
찍어주고, 다음 코스 계획 세우기 바빴다.
나도 느끼고 싶은데, 타고난 성품과 기질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마음으로 여기가 뉴욕이라고!!!를 수없이 외쳤으나, 길 찾기에 바빴다. 덕분에 뉴욕 맨하탄 지리의
특성을 빠르게 섭렵했다.
첼시마켓을 나와 하이라인을 따라 걸었고
미국 3대 버거 중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파이브가이즈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아, 지하철도 탔는데 방향 표시가 없어 난감.
어찌저찌 깬또로 찍었는데 맞게 내렸다.
뉴욕 지하철은 더럽다. 역도 드럽다.
브라이언트 공원 쪽 블루바틀 커피에서 마신 라떼는 너무 맛있었다. 그 라떼의 맛을 잊을 수 없다.
그런데 하루 커피 두 잔은 무리였나. 손이 떨린다.
심하게 밥이 먹고 싶다.
브로드웨이를 따라 타임스퀘어로 걸어 올라갔다.
여기가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구나!
이쯤하니 맨하탄 도로의 규칙성을 깨닫게 되고
나는 또 5학년 영어 교과에 길을 묻는 단원에서 맨하탄 지도를 적용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Go straight 2 blocks, and turn right”
그래도 뉴욕 사람들에게 길 묻기는 두렵다.
번쩍번쩍 전광판들 사이, 수많은 사람들, 대규모의
가게들 사이에서 직업병에 시달렸다.
여기가 브로드웨이, 타임 스퀘어라고!!!
행복이의 신음소리로 내 감성을 대신하며
뉴욕을 떠난다.
메가버스를 타고 돌아온 필라 시티도 야경이 아름다웠다. 우리는 이쯤하면 걸그룹 아닌가?하며 과감히 작명을 시도한다. 티아라 아니고 피아라(필라의 티아라??).
아이고마 치아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