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록: 10대의 사유일기 - 2

쾌락에 대해

by 이상우

나는 옛날부터 쾌락을 즐겼다. 왜냐하면 쾌락은 나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쾌락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었고, 그중 어떤 것들은 내 기억에 깊이 남을 정도로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오해하면 안 될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쾌락의 좋은 점에 대해 쓰고 싶은 것이 아니다. 쾌락의 안 좋은, 어두운 면에 대해 쓰고 싶은 것이다.

우선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과는 다른 쾌락, 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쾌락에 대해서다. 앞서 말했듯이 쾌락은 우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문제는 지속시간이 짧다는 것에 있다. 지속시간이 끝나면 우리에겐 더 자극적인 쾌락의 갈망 그리고 불안함 등의 부적정인 요소가 남아버린다. 이런 요소는 그 사람의 인간적인 요소들을 갉아먹는다. 우리는 점점 쾌락의 노예가 돼버리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어리석고 절망적인 이야기란 말인가. 쾌락은 그 사람의 긍정적인 요소와 여러 가능성들을 무참히 없애버린다. 쾌락에 빠져본 사람은 알 것이다. 쾌락에 계속해서 노출되면 그 사람의 시간은 삭제 돼버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몇 시간, 길게는 몇 년의 시간을 삭제해 버린 본인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그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얼마나 절망적인가. 얼마나 슬픈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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