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떠올립니다
가끔 밤에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옷을 챙겨 입고 노래를 들으며 산책을 하러 나간다. 나는 같은 동네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왔고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만큼 이 동네와 관련한 추억들이 나에겐 꽤나 많다. 산책을 하며 이러한 추억들이 잠드러 있는 곳을 지나칠 때면 그리움이 내 마음을 채운다. 따뜻하다. 이 시간이 조금이라도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생각을 치워버린다. 나는 알고 있다. 과거가 현재보다 위대할 수 없다는 것을. 현재는 과거란 가능성을 내포한 채 굳건히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기에 나는 추억한다. 과거를.
지금의 나에게 있어 과거의 나는 ‘눈을 뜨지 않은 자’였다. 그저 따를 뿐이었다. 내 내면에서 무언가가 끌어 올랐지만 그저 따를 뿐이었다. 인간의 본능을 이겨내기엔 내 의지는 너무나도 미약했기에.
우리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시간의 흐름이 점점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가속화는 영혼이 육체에 사로잡혔을 때 빛을 발한다. 내가 딱 이런 케이스였다. 나는 쾌락에 빠져 그저 육체의 본능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눈을 떴을 땐 이미 많은 것들이 내 곁을 떠나 있었다. 내 영혼이 육체에 잡아먹히지 않았다면 찬란하게 꽃 피울 수 있던 것들이 시들어버린 것이다. 다소 허탈한 마음이 든다.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간 시간과 그때의 가능성들...
그렇기에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억은 한낱 미련이 아닌 더 이상 이러한 실패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