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필명을 정하려고 책상에 앉아 좋아하는 단어들을 하나씩 종이에 적어 내려갔습니다. 손끝에 닿는 만년필의 감촉, 종이를 스치는 사각거림, 그리고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설렘 속에서 한참을 고민했죠. 펌프 프라이머(pump primer), 에피파니 리더(epiphany reader), 슬로 리딩(slow reading), 파인 와인처럼(like fine wine), 와우앤아하(wowand aha)… 다정하고도 특별한 느낌을 담고 싶었어요. 하지만 동시에 적당히 감각적이고 독특한 이름을 원하다 보니, 몇 번이고 머리를 긁적이며 깊은 한숨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눈에 띈 단어가 바로 ‘Pied Piper’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가 떠올랐죠. 피리를 불며 쥐나 아이들을 유혹해 이끄는 신비로운 인물, 그리고 그의 얼룩덜룩한 옷의 색감이 어린 저에게는 너무나 매혹적이었습니다. 이 캐릭터를 좋아했던 기억이 다시금 되살아나면서, ‘Story Piper’라는 필명이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꿈꾸는 ‘Story Piper’는 단순히 피리를 부는 사나이가 아닙니다.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안내자 같은 존재입니다. 피리 대신 이야기를 불며 독자들이 상상력과 배움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게 만드는 리듬을 전하고 싶었어요. 제가 영어 원서를 읽으며 느꼈던 감동, 슬로 리딩이 열어준 깊이 있는 사유의 경험을 저의 글로 나누고 싶다는 마음도 담겼습니다.
또한 이 필명에는 제가 BTS의 팬(ARMY)이라는 점도 녹아 있습니다. BTS의 곡 ‘Pied Piper’는 팬들에게 보내는 재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팬들이 BTS에 몰두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만의 삶에 집중하라는 가사가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제가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BTS처럼 저도 저만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었습니다.
‘Story Piper’라는 이름이 제 글의 목적과 마음을 잘 담아줄 수 있을 것 같아, 종이 위에 마지막으로 크게 적어두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독자들을 상상력과 배움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며, 그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힘을 주기를 바라며, 이제 그 이름으로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