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시간의 온도

by 비상 시 출구

주전자에 보리 한 줌 무심코 던져놓고

무자비하게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를 바라본다


방전된 휴대전화 푹신한 직물 위에 과감히

던져두고


노란 종이에 가만가만 글을 적어보는 일


어쩌면 너무 일찍 눈을 떠버렸기에

맞아들일 수 밖에는 없는 것들

이때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


가장 비어있는 이 시간

품 안에 넣어두고

이따금 힐끗힐끗 들여다 보고 싶다


바쁘고 외롭게 내 곁을 스쳐가는 이들

그들에게 조용히 건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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