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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같이 생긴 저 물음표는 어디서 형상되었는지 기분 더러울 땐 자꾸만 떠오르는 물음들을 물 고인 넓은 수조에 꼬르륵 처박고 싶었다 처음 해결로써 선택한 것은 모든 선택지들을 포섭하는 제 3의 선택지 메론바 먹을래 누가바 먹을래 죠스바 먹고 싶어 머리를 꽁 돌이켜보면 아무 선택도 내리지 않았네 자꾸 글을 꼬아서 미안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현명했을지도 어디서 본 그럴 듯한 문장과 물음들로 한 줄 적고 마지막에 물음표 그려넣으면 난 그럴 듯한 고민에 사로잡힌 젊은이가 된다 시니컬이라는 고양이 옆구리에 끼고 느낌 좋은 카페에 앉아 노트 한 장에 휘리릭 적고 나면 보트 바닥에 고인 물은 잠시 퍼 낸 것 이젠 휴식시간 난 지쳤어 더 옳고 좋은 걸 고민하느라
교보문고 지나갈 때 곁눈질로 바뀐 간판 문장을 평가하곤 했다 음 그럴 듯 하군 이번 건 아직 계절감이 이르지 않나 어느날 나만이 떠올렸다고 생각한 아주 그럴 듯한 문장을 곱씹다가 정확히 단어 하나 다른 같은 문장이 그곳에 걸려있는 것을 보았을 때 질문으로 가득한 어느 물음집을 찢어버렸다 그간의 질문들이 고민과 멈칫거리던 자투리 시간들을 배설해 내었구나 남들 다 가진 고만고만한 고민 물고 어릴 적 고개 끄덕이며 넘겨보낸 수 십 시간의 문법 수업 그때부터 내 안 질문공장은 돌아가기 시작한거야
머릿속은 태초의 우주 비 흠뻑 맞고 온날 넘어뜨린 빨랫감으로 널부러진 바닥에 쏟아진 책들이 가득가득 아직 연희동 작은 방의 사는 이모씨의 오래된 바닥재 알라딘 신촌 중고서점에서 산 책들이 가득하고 때때로 법학서적을 베고 잠에 들고 검은 티셔츠와 하얀 셔츠가 빨랫대에 무작위로 섞여있는 장면을 표현한 단어 찾지 못했다 지금 떠올려보자면 '옷으까 삐딱순'은 어떨까 처음 듣는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과 이태원 프랑스 가정식 식당 앞에서 열려있던 가방문을 지적해줄 때 텔레파시 잠깐 짜릿 끄응 비언어 반언어
한참 걷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유독 마지막 지점을 한 바퀴 더 돈다 유일무이한 시간축에 올라선 존재가 내딛는 마포구 연남동 모 숲길에서의 발자국은 결코 보편적이지 않다 폭1.5미터의 거리를 쪼개고 쪼개며 왼 발목을 지그시 누르며 걷는 습관이 있다 어느날은 발 앞꿈치에 힘을 준다 나만의 탭댄스 흩어짐 마구 섞임 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