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질퍽한 흙을 밟고 있었는데
장대비가 내리더니 이내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다
어두운 공간은 그 끝을 알 수 없으리만큼 뻗어나가는 형세
그때 물은 아주 천천히 차오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나는 어떤 위험을 느끼기보다
차오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끝이 있어야 물이 모일텐데
끝이 있어야 차오를 수 있을텐데
차오르는 물 온 몸으로 느끼며 어쩌면 가까워지는 것을
기다렸다
윗가슴쯤 차가운 온도가 느껴졌을 때
다리가 살며시 떠올랐다
물은 턱 밑까지 차올랐고
문득 이것이 멈추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피었다
갑자기 숨이 조여왔고
손발을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공기는 더 가빠르게 빠져나갔고
거칠게 흔들리는 표면이 성나게 얼굴을 때렸다
마침내 물에 완전히 잠겼을 때
내 자신을 두 팔로 움켜안았다
차가운 물 속에서 유일한 온기가 느껴졌다
눈에서 따뜻함이 조금 베어나왔다
물 속임에도 눈물이 얼굴을 따라 흘렀다
그 순간 잠에서 깼다
볼두덩이에 두 방울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그것은 천천히 흘러내렸다
흐른 물줄기는 빠르게 식었고,
그것은 내 몸에 닿아있는 가장 차가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