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팅
조각모음 최적화 부활 최적화 조각모음 허릴 펴고
알면서도 모른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는 이에게
물수제비 같은 정답 던져주었고
그 돌은 몇 번 튀어오르다 영영 가라앉았다
표면 같은 사람아 맑고 속이 훤히 보이는 사람아
티끝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사람아
두드리는 건 누구의 몫인가
하릴없이 기다리다 마침내 놓아버리려는 순간
다시 돌아오는 것은 지나가던 차의 침방울
온몸을 흠뻑 적신 점액덩어리
이제부터 응고의 시간 더 이상 끝맺음은 없다
손 닿지 않는 거리에서 알랑거리는 당근 쫓아 이곳까지 왔네 처음 당근을 좋아하던 아이는 어느새 증발되어 주황색만을 인지하는 시각주체가 되어 나는 살아가네
어느 당나귀 입에다 넣어주었네 그리고 죽어버렸네
지나간 현상 붙잡으려
허공에 떠도는 공기 붙잡으려
더러운 마음 닦아보려
비추는 곳 거의 없는 가로수 아래서 한참을 머물렀다
한 줌의 빛은 누구의 몫인가 그렇다면 끝맺음은
잠결에 뜬 눈 맡아지는 저녁식사
분주히 움죽이며 나를 먹이는 이들
그 향 손길 볼살 같은 배추 죽 짖어 밥 위에 올려주면
열심히 받아먹었고 죽어버렸네
일자로 내려가는 미끄럼틀만 타려한다
뱅뱅돌며 눈 앞에 갑작스레 등장하는 보도블럭
더 이상 밟을 수 없어
긁히지 않고 종양처럼 자라나는 명사로 끝내려하지만
결코 한계는 여전히 남아
시냇물이 조금더 잘 흘렀으면 싶어
작은 삽 들고 천변을 파내기 시작했네
상류도 하류도 아닌 바로 이곳에서 물이 잘 흘렀으면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