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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하루 Dec 10. 2024

나만의 무대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바뀌는 순간

민주는 무대 위에서 늘 주눅이 들었다. 자신만의 목소리가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 자신이 무대에 서기엔 너무 어린 외모가 걸림돌이 되어 항상 조연을 맡아야만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녀는 어른들이 묻는 질문에 답해야 했다. “너 지금 몇 학년이니?” 그녀는 그 질문이 익숙해질 만큼 자주 들었고, 더 이상 놀림이나 부정적인 시선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도, 민주는 자신이 연기자로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뮤지컬 무대에 서면 늘 좋은 평가보다는 “너 무대에서 너무 어려 보여”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운명인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런 민주의 모습을 보고 후배 유진이 다가왔다.


“민주 언니, 내가 생각해봤는데 청소년 뮤지컬 작품에 출연해 보는 건 어때요? 언니 목소리랑 이미지가 딱 어울릴 것 같은데?”

민주는 유진의 제안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청소년 작품?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유진은 다소 진지하게 대답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작품에 언니가 나가면 더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언니가 가진 독특한 목소리가 그들에게는 신선하게 들릴 거예요. 그러면 언니가 쌓아온 콤플렉스도 장점이 될 수 있어요.”


민주는 생각에 잠겼다. 과연 청소년 작품에 출연해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유진의 말처럼 자신의 목소리가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가 진정한 자신의 무대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


결국 민주는 결심했다. 청소년 뮤지컬 작품에 출연하기로. 그 무대가 자신의 특별함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유진과 함께 무대의 준비에 들어갔다. 청소년이 좋아할 만한 음악,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사,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기 방식까지 고려했다. 민주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그것이 자신만의 무대에서 빛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연습이 시작되고, 민주는 점점 자신감을 얻어갔다. 자신의 목소리가 청소년들의 마음에 닿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무대 위에서 민주는 더 이상 어린 목소리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독특한 목소리를 자랑스럽게 드러낼 수 있었다. 청소년 관객들은 민주의 연기를 보고 감동받았다. 그들은 민주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자신의 이야기와 같다고 느꼈다.


민주는 무대 뒤에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콤플렉스가 결코 단점이 아니라, 자신만의 무대에서 빛나는 장점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민주는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자신의 특별함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 무대에 서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민주가 무대에 서는 동안, 청소년 관객들은 하나둘씩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가 연기하는 동안, 민주는 과거의 불안을 떨쳐버리고 자신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연기할 수 있었다. 민주의 목소리가 청소년들에게 닿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그 목소리가 그들의 세상에 필요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연극이 끝난 후, 무대 뒤에서 유진이 민주를 다가와 축하했다. “민주 언니, 정말 잘했어요! 무대 위에서 그렇게 빛날 줄 몰랐어요.”

민주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내가 좋아했던 무대였지만, 늘 두려움이 앞섰거든. 그런데 오늘은 달랐어. 내가 콤플렉스라 생각했던 것들이 오히려 장점이 되더라고.”

유진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민주 언니, 이제 알겠어요? 그 콤플렉스가 너만의 무대에서 빛나는 특별한 부분이라는 걸.”

민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깨달았어. 내가 가지고 있던 두려움과 콤플렉스는 그저 색깔일 뿐이라는 걸.”

그 순간, 민주는 자신이 가진 목소리와 어려 보이는 외모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특별함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이 그녀만의 무대에서 빛나는 이유임을 알게 되었다. 민주는 이제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무대를 찾기 위해 용기 있게 나아가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특별함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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