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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룬 작은 성장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공모전 도전기에서 얻은 자신감

by 윤하루

처음 공모전에 도전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여전히 손에 땀이 나곤 한다. 성공의 법칙도 잘 모르고, 참가자들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도 알 수 없던 그때, 내게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주변에서는 경험도 없는데 괜히 힘들게 고생하지 말라는 충고가 이어졌다. 사실 나도 스스로에게 같은 말을 반복했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이런 생각도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를 언제 잡아보겠어?" 평소 같았으면 지나쳤을 일에 마음이 끌리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변화였다.


신청서를 제출하는 순간부터 막막함이 시작되었다. 참가자 게시판을 둘러볼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자신감 넘치는 글과 화려한 경력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준비성과 나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처음엔 낙담했다. 내 글이 유치해 보였고, 내가 이곳에 속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나를 짓눌렀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런 감정 속에서도 도전 자체가 주는 설렘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건 뭔가 이유가 있겠지?"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내 속마음을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었다.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고민하면서 내게 중요했던 가치들을 다시 떠올렸다. 공모전 준비는 단순히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아니라, 나 자신과 대화하고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 되어갔다.


마감 전날 밤은 나와의 싸움이었다. 작품을 제출할까 말까 몇 번이나 망설였다. 부족한 부분이 보일 때마다 손을 떼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여기까지 온 내 자신을 믿어보자." 그렇게 나는 제출 버튼을 눌렀다. 결과가 어찌 되든, 나는 이미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결과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심사위원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내게 큰 용기를 주었다. 특히 "앞으로도 글쓰기를 계속 이어나가 보세요."라는 심사위원의 한마디는 마치 오랜 친구의 응원처럼 다가왔다. 그 한마디 덕분에 나의 부족함이 더 이상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해냈다는 사실에서 큰 자부심을 얻었다.


그 후로 나는 작은 도전을 계속 이어갔다. 공모전 하나에서 시작된 작은 성취감은 내 삶 전반에 변화를 일으켰다. 자신감이란 완벽한 상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상태에서도 끝까지 해보는 경험에서 온다는 것을 배웠다. 실패하더라도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가장 큰 보상이었다.

이제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공모전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은, 부족한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도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 것이다. 내가 이룬 작은 성장은 앞으로의 더 큰 도전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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