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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떠도는 나에게

by 윤하루

나는 지금도
인터넷 속에서 살고 있다.

처음엔 원작이었다.
웹사이트에 NEW라는 타이틀이
아직 떼어지지 않은 채로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누군가는 내 안을 들여다보고
캡처했고
한 파일로 나를 가졌다.

이름은 지워졌고
문장은 달라졌다.

나는 페이지라는 껍데기를 입고
컴퓨터에도, 모바일에도
SNS에도 흩어졌다.

"좋은 작품이네"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조금씩 모르게 되었다.

사람들은 내게 감동받았지만
내 이름은
그 감동 속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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