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늘 흘러가는데 나는 왜 여기에 머물까

by 윤하루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름은 언제나 흘러가고 있다.
모양은 바뀌고, 속도는 다르지만
구름이 멈춰 서 있는 걸 본 적은 거의 없다.
늘 지나가고, 흘러가고, 어딘가로 향한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제자리에 머무는 걸까.
생각도, 감정도, 발걸음도
어디론가 향하지 못하고 이 자리에 고여 있다.

하루를 보내고 나면, 무엇을 했는지 선명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자꾸 목구멍에서 멈춘다.
계속 살아가고 있는데,
그게 ‘흐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끔은 구름이 부럽다.
바람이 불면 그대로 따라가고
무거워지면 비를 내리고,
그리곤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간다.

나는 왜 이렇게 쌓아만 두는 걸까.
왜 이렇게 가만히 멈춰 서서,
아무것도 놓아주지 못한 채,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걸까.

하지만 문득, 생각해본다.
구름도 어쩌면 방향을 선택하지 못한 채
그저 흘러가는 것뿐일 수도 있다고.
흘러가는 건 자유 같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멈춰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잠시, 쉬어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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