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중이야.”
그 말은 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고,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은 회복하려는 의지도, 다시 나아가고 싶은 욕심도 어느 순간부터는 사라졌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분명 아팠다. 숨이 막히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무너졌었다. 그때는 ‘회복’이라는 말이 다정하게 들렸다. 아직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말처럼, 나를 이해해주는 듯했다. 그래서 조금은 안심했었다. 이 고통도 언젠가는 지나가겠구나, 하는 기대 같은 것.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상하게 나는 그 말 뒤에 숨어버렸다.
아직은 힘들어서,
아직은 회복이 덜 되어서,
아직은 혼자 있고 싶어서.
이유가 맞는 말 같아서 나도 속고, 남들도 속였다.
사실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가 없었을 뿐인데 말이다. 회복이라는 말은 더 이상 위로가 아니었다. 그건 나를 묶고 있는 끈 같았다. 멈추고 싶은 나의 게으름과 두려움을 정당화시켜주는 단어. 그렇게 회복은 내게서 의미가 아니라 알리바이가 되어버렸다.
진짜 회복은, 내가 다시 움직이겠다고 결심할 때부터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프지 않은 척도, 완전히 나은 척도 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다시 걸어보는 것.
그 늪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겠다고 마음먹는 그 순간이 진짜 회복의 시작일 것이다.
나는 이제 슬슬 그 늪에서 걸어나와야 할 것 같다.
‘회복 중’이라는 말은 참았던 감정을 꺼내는 데까지만 쓰고,
이제는 ‘시작 중’이라는 말을 입에 붙여볼 때가 된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