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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bear May 06. 2023

최소한의 이웃 리뷰

저자:허지웅


 이 책은 허지웅 작가님의 에세이다. 책의 제목처럼 이웃과 더불어가는 삶의 대한 작가님의 생각과 느낌을 적은 책이다. 평소 작가님이 이웃 즉 사회의 타인들과 마주치면서 겪은 크고 작은 일들, 그리고 사회가 좀 더 너그러워졌으면 하는 바람들을 쓴 책이다. 작품 전체를 포괄하는 주제가 없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에세이의 특성상 명확하게 특정 주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다. 그래서 몇몇 글들을 소개하는 방향으로 리뷰를 해볼까 했지만 그러면 너무 글이 길어질 것 같아 간단하게 나의 소회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처음 허지웅 작가님의 글 혹은 미디에서 접한 허지웅 작가님의 내 느낌은 시니컬하고 차갑고 까칠하고 글의 스타일도 다소 현학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작가님이 혈액암 판정을 받고 극복하기까지의 기간 동안 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타일이 내가 이전에 알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차갑다기보다는 따듯하고, 글도 읽기 쉽게 잘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픔의 시간 속에서 작가님이 많은 것을 느끼고 변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감히 이렇게 적어도 될진 모르겠지만 내 느낌적으로는 인간적으로 더 성장한 거 같이 느껴졌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글을 읽는 와중에 문득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의 아픔의 그 이후와 나의 이웃에 대해서.....


 나도 살면서 크고 작은 아픔들이 있었다. 준비하던 일이 잘 안 됐다던가, 물리적으로 다쳤다던가, 연인과 헤어졌다던가....그런 일련의 사건을 겪고 성장의 매개체로 내가 잘 활용했냐고 반문한다면 선뜻 그러기 힘들다. 그런 아픔들을 나는 내가 앞으로 할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의 핑계로, 도구로써 사용했던 것 같다.막상 자각하니 솔직히 많이 창피했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도망친 거 같고 숨어버린 거 같은 나 자신이 말이다.자존심을 지키려고 한 행동이 오히려 자존심이 더 상해버린 거 같은 상황도 씁쓸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아픔이 오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창피하기도 싫으니, 내가 지혜롭게 잘 상처를 아물게 했으면 하고 바라본다.


 처음엔 이웃이라고 생각하면 아파트에 거주한 나로선 옆집 아랫집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았는데, 글을 읽고 나서의 이웃은 단순히 나와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사람 정도가 아니라 이 사회에 더불어 지내는 타인 정도로 이해하면 될 거 같다.  스쳐 지나가고 아직도 근처에 있는 여러 '이웃'들이 있다. 항상 내가 그들에게 좋은 '이웃'이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아니 그것은 일단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에게 다 맞출 수도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니까..


 그러나 내가 항상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음과는 별개로 최소한 그 '이웃'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앞으로도 받을 것이고, 물론 내가 피해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가 받은 도움에는 평소보다 좀 더 큰 감사함을 내가 받은 피해에는 평소보다 조금의 너그러움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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