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짱짱이 Jun 29. 2023

소멸되어 가는 중

시간이라는 약

사람마다 다른 삶을 꿈꾼다.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되었으면 나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렸다고 하기엔 나이가 많고, 많다고 하기에 적은 어정쩡한 나이인 30대 후반의 나는 세상이, 하나님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들로 가득해있었다.

내가 선택한 직장과 가정이 모두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당시 읽던 철학책과 자기계발서에서 읽은 글들을 보면 자기 합리화와 자기 연민에 빠져 겉으로는 강한척했지만 한없이 나약했던 그때의 나

정확하진 않지만 오춘기가 온 지금 나는 아직도 많이 흔들린다.

직장에서는 중간관리자와 신규자 사이의 애매한 위치와 가정에서는 고지식한 어른과 자기중심적인 아이들 사이에 끼어서 말리고 다그치고 눈치 보는 위치에 있다.

아직도 외부에 자극에 갈대처럼 휘청할 때가 있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믿지 않았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시간 껍질들이 나를 감싸고 있어 작은 바람에는 상처받지 않는 내가 되어있다.
물론 강한 세상 풍파는 나의 껍질에 상처를 내지만 그래도 예전만큼의 상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간이라는 껍질의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껍질이 점점 두꺼워지는 만큼 나의 생각의 폭도 사과의 관계의 깊이도 얇아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본 모습을 감추고 숨기고 자기 보호 본능이 강한 나로 변하게 된다.


자유로운 나를 꿈꾸었던 나는 점점 소멸되어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의 변화라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