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비행에서 유독 겪는 재밌는 순간

EP.비행일기

by 꼬마승무원

승무원으로서의 삶의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경험을 토대로 보면 유럽 비행에서 유독 겪는 재밌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착륙을 마친 순간'이다.

감사하게도 내 한국인 배치 동기들에 비해서 나는 내가 갈 수 있는 노선의 유럽은 대부분 다 찍은 상태이다. 몇몇 못 가본 국가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 소수의 노선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다녀왔다. 내가 타는 비행기가 유독 그런건 지는 의문이지만, 내 경험 상 80~90퍼의 유럽 노선 비행에서, 특히 이코노미 승객들은 착륙을 마치고나서는 박수를 치는 경우가 많다. 내 이탈리아 밀라노 비행에서는 박수와 더불어서 워후! 하면서 환호성을 치는 승객들도 많았고, 이 모습을 보고 옆에 크루싯에 앉은 크루와 빵 터진 추억이 있다. 이런 모습이 아시안 크루으로서 보면 참 재밌고 아시안들이 많은 비행에서는 못 느끼는 참 재밌고 특별한 순간이라 느낀다. 그러면서도 역시 서양인들은 유쾌하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최근에 다녀온 프랑스 파리 비행에서도 무사히 착륙을 마치가 승객들이 서로 크게 박수를 치는 장면도 있었다.

아시안 승객들이 많거나 아시아 노선의 비행에는 박수를 치는 승객들을 본 적은 없다. 아마 서양권과 아시아권의 문화 차이가 있어서라 생각한다. 박수를 치는 것 이외에도 참 문화가 이리 다르구나 싶은 건, 바로 모르는 승객들끼리 나누는 스몰톡이다. 최근에 다녀 온 파리 비행의 첫 인상으로 내게 머리 찡하게 남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시끄럽다.' 이다. 부정적인 것말고 긍정적인 의미의 시끄럽다랄까?

이런 장거리 비행에서는 서비스가 끝나고 승객들도 앉아만 있기에는 허리랑 다리가 쑤시니 스트레칭을 위해서 그리고 심심하니까 비행기 갤리로 놀러오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아시안 승객들보다는 확실히 서양인 승객들이 크루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에 거리낌도 없고 더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찾아온 시간 대에 크루들이 바쁘면 서양권 문화의 승객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승객들과 대화를 이어간다. 누가보면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지인인 줄 알 정도이지만 신기한 건 그 날, 그리고 그 순간에 처음 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주 재미나게 서로의 인생이야기며 얘기들을 서스럼없이 웃으면서 말한다.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스몰톡이 이번 파리 비행에서 유독 승객들에게 많이 보였고, 고요하고 깜깜한 비행기 내부와는 상반되는 그들의 밝고 유쾌한 목소리가 더욱 대비되고 튀어서 그런지 기분좋게 시끄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렇게 외국항공사승무원이 된 후,나는 의도치않게 승객들의 국적과 노선에 따라서 달라지는 비행의 분위기와 뜻하지 않은 재미난 비교를 느끼고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외국항공사 승무원만이 누릴 수 있는, 일하면서 저절로 넓어지는 견문이자 경험이겠지? 다음 유럽 비행에서도 승객들이 또 박수를 칠까? 참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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