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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항공사? 아시아항공사? 너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봐

EP.승무원일기

by 꼬마승무원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갓 승준생이던 때에 난 유니폼이 매우 아름다운 에띠하드 항공이 너무나도 가고 싶었다. 멋있는 모자, 스카프, 기깔나게 포스있어 보이는 가죽장갑이라니! 나의 1순위 항공사는 에띠하드 항공사였다.

시간이 흘러 2여년 만에 코로나 상황이 회복되면서 스쿳 항공을 시작으로 면접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마음과 자신감과는 다르게 면접에서 계속되는 탈락에 지쳐버렸고, 점점 승준생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나는 자존감과 자신감은 바닥을 쳤었다. 그리고 내가 가고싶어하던 회사는 어느 순간 사라졌었고, 결국 내 마음은 '승무원으로 일해보고 싶으니까, 그냥 아무 항공사나 합격되었으면 좋겠다.'였다. 그렇게 시간은 무색할 만큼 지나갔고, 나는 현재 세계 최고의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현직이 되었다. 그렇게 현직으로 일하면서 지금도 종종 내 스스로와 같은 회사 친구들에게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내 스스로에 대해서 잘 모른 채로 그냥 아무 항공사에나 들어갔으면 난 분명 이 일을 싫어하고 얼마 못 가서 금방 그만뒀을 것이 뻔해."

이다. 이건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본인이 어떤 성향인 사람인 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 지 등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도 않고 그냥 승무원이 되고 싶다고 아무 회사나 되어라하고 합격해서 일하게 되면 분명 고생에 고생을 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본인에 대한 현타가 오겠지. 이상하다...내가 생각한 건 이게 아닌데...

중동항공사와 아시아항공사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 그러니 이를 잘 보고 선택해야한다.

본인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니꺼 내꺼가 분명한 사람이라면 중동항공사도 괜찮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팀인데 니꺼 내꺼가 어딨느냐, 도와주는 것에 익숙하고 도와줘야지한다면 아시아항공사가 더 나을 것이다.

선후배, 시니어리티에 치가 떨리고 싫어서 나는 이런 선후배 문화가 싫다하면 중동항공사에 가면 된다. 혹 누군가는 선후배로서 시니어리티 문화에 익숙하기도하고, 또 그 부분에 대해서 크게 마음에 상처받거나 힘들어하지 않는 성향이라면 아시아항공사가 좋다.

한국과 좀 멀고 자주 못가도 상관없다고하면 중동 항공사 추천한다. 다만, 나는 한국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국가에 있어야만하고, 한 달에 한 두번씩이라도 한국에 가는 것이 좋고 가족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항공에 가는 것이 훨씬 본인에게 정신적으로 좋다.

그러니 제일 중요한 건, 나 스스로에 대해 잘 파악하고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고, 우선순위로 1순위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어떤 환경에 취약한 지를 파악해야하며, 힘든 역경의 순간에 이를 이길 만한 취미가 있는지 등의 여부도 모른 채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되는 대로 승무원이 되고 싶다고해서, 아무 회사나 덜컥 합격해버리면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지? 그렇게 갈망하고 되고 싶던 에띠하드항공에 그저 유니폼이 이쁘다고 그거 하나만 보고 준비해서 합격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내 스스로에 대해 공부가 부족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부다비의 생활에 질려하거나 힘들어했을 지도 모른다 생각한다.

중동항공사든 아시아항공사든 내가 나 스스로에 대한 준비와 공부가 미리 기본적으로 잘 되어있다면, 내가 선택한 어느 회사를 가든 간에 그 모든 역경과 고난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나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잘 적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든 승준생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중동항공사가 나아요, 아니면 아시아항공사가 나아요?

아니! 그 전에 너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봐! 그러면 분명 너는 어느 회사든 잘 선택해서 적응해서 다니게 될 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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