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배려가 아주 그냥 술술나와 그냥

EP.비행일기

by 꼬마승무원

"Mind your back! Sorry (뒤에 조심해! 미안)"

"Don't stand up! (일어나지 마!)"


정말 승무원으로 일하고나서 매 비행마다 하루에 한번은, 아니 많으면 10번씩은 꼭 하고 있는 말들이 바로 오늘의 포문을 여는 위의 말들이다. 다 하나같이 조심해라, 나 뭐 하고 있으니 위험하니까 일어나지 말아라는 등의 다 나와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말들이다. 승무원이 되고나서 제목처럼 아주 입에서 배려가 술술 나오고 있다. 술술... 그것이 내 의지이든 아니든 말이다.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전에 한번 승객에게 Fuck이라고 욕먹은 에피소드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다. (안 읽어 봤다면 한번 읽어보기를..:)) 해당 에피소드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승무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나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입에서 자동으로 "조심하세요, 카트 지나갑니다, 머리 조심하세요, 팔 조심하세요, 다리 조심하세요" 라는 말을 모터달린 듯이 주구장창 목소리를 높여서 말한다. 승객들을 배려하고, 예상치도 못한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에 대한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잠에 빠져서 승무원들의 말을 못 들어서 어디하나 부딪혀서 다치기가 일수이기 때문이다. 카트가 얼마나 무거운데! 그래놓고 나중에 승무원에게 못 들었다고 화를 낼 수도, 심지어는 회사에 본인이 다쳤으니 고소하겠다는 엄청난 스토리 아닌 스토리가 펼쳐질 지어니... 오우. 생각만해도 눈 앞이 아찔하다.

배려의 말들은 생각해보면 크루들에게 더 많이 말하게 된다. 사실 크루들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노동력도 그렇고, 크루 한 명이라도 크게 다치면 한 명이라도 더 빨리 탈출 시켜야 할 비상 상황 시에 승객들을 탈출시킬 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렇다.


승무원들이 일하는 갤리, 즉 부엌은 매우 크기가 작다. 비행기 기종마다 다르기는 하지만...작다. 특히나 737과 같은 작은 비행기 기종의 갤리는 매우 작기 때문에 거기서 복작복작거리면서 일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그러기 때문에, 서로 동선이 꼬이면 발에 채여서 넘어지기도 쉽다. 또한, 기내 여러가지 물품들이 들어있는 철로 된 에어라더가 제일 복병이다. 에어라더 자체가 철이라 무겁고, 끝부분이 매우 뾰족한 경우가 많아, 아무말 없이 그냥 열어둔 채로 일을 보다가 키가 큰 크루들이 못 보고 지나가다가 이마나 머리를 찧어서 피가 나고 찢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에어라더 문을 연 채로 일을 하다가 안에서 뭐가 떨어져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특히나 에어라더를 열거나 할 때는 더 배려해야하고, 말을 주의해서 꼭 해야한다. "뒤에 조심해! 머리 조심해. 에어라더 나 연다. 조심해." 이렇게 말이다.

그 좁은 갤리에서 일할 때, 다른 승무원들의 뒤를 지나가야하는 상황에서도 서로 부딪혀서 다치지 않기 위해서 항상 말하는 단어, "Be careful. I'm behind you. I will pass through. Mind your back!" (조심해. 나 너 뒤에 있다. 나 좀 지나갈게. 뒤에 조심해! 미안해)는 승무원이 되고나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거나 지나가야하는 상황에 입에서 저절로 자동 모터가 탑재되어 있는 것처럼,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승무원이 되고 나서는 원래도 넘쳤던 배려가 그냥 입으로도 술술 나와야하니 배려 그.자.체의 인간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이러한 모든 것들이 안전과 직결이 되어서 그렇다. 누군가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하는 직업이기에, 다른 사람들을 책임지기이기에 자기 자신과 내 가까이 함께하는 동료의 안전을 더 우선해서 지켜야한다는 것을 이 일을 하면서, 그리고 위의 배려의 말들을 자동으로 내뱉으면서 느끼게 된다. 해서 매 브리핑에서는 항상 사무장님들이 타켓으로 "0 Accident" (사고없는 비행)를 목표로 한다.

이 이야기를 마무리지으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나중에 이 직업을 그만두게 되어도 매번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배려들이 잊어버리지 않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게 될 지 말이다. 아마.... 머리로는 잊어버려고 내 몸은 기억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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