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비행일기
미국,유럽과 같은 서양권과 아시아권의 큰 차이점 중에 하나라고 한다면,그 중에서 다들 '화법'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화법이란,아무래도 서양권이 더 직설적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는 것을 의미하고,아시아권은 이보다는 좀 더 돌려가면서 간접적으로 말의 표현과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을 말한다.
외항사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인종들과 성격들을 대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바로 그 아무리 서구권의 문화이며 아시아권의 문화이며 다르다고는 해도,"기본적인 상대방을 향한 존중을 담은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하며,그것이 말이든 행동에서든 진심을 담아 전달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지구 상 많은 민족이 살고,문화가 다르고,살아온 환경이 다르다고 한들,우리는 우리의 먼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진화된 형태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태초부터 우리의 세포 곳곳에 새겨진 기본적인 인류의 DNA가 있기 때문이다.
해서 간혹 외항사에서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도 다르고 더 자유롭게 시니어티리도 없으니까 그렇겠다고. 하지만 전혀. 오히려 더 어렵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어떻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지 않고 회사를 대표하여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이 부분이 참 어렵다. 그럴 때 참 유용하게 쓰이는 예의바른 배려가 포함된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아래와 같다.
"May I ask that do you feel comfortable with it?"
(혹시 지금 편안하신가요?)
예를 들어볼까? 딱 봐도 풍채가 대단하신 남자 승객이 들어왔다. 좌석벨트가 몸에 딱봐도 맞을 것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 조용히 승객에게 다가간다.
승무원 A는 대놓고 승객에게 말한다. "May I ask whether you need extension seatbelt? (혹시 익스텐션 벨트 (주로 과체중인 승객들이 좌석벨트를 맬 수 없을 때 이를 연결해주는 보조 벨트) 필요하세요?) 그러자 승객은 머쓱해하면서 달라고 한다. 그 승객은 맘이 편하지가 않다. 왜냐면 그의 옆자리에는 다른 승객들도 있었고,다른 승객들도 정확하게 그가 연장벨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들었으며 곧 그를 눈깃으로 흘겨본다.
이번에는 승무원 B가 이 상황에서 이렇게 말한다. "May I ask are you comfortable with the seat?" (혹시 좌석이 편하신가요?) 그러자 승객은 승무원에게 귓속말로 말한다. "사실... 제가 뚱뚱해서요. 익스텐션 싯벨 있어요?" 그러자 승무원은 조용하게 웃으면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조용히 연장 벨트를 가지고오서는 다른 옆에 승객들이 보지 못하게 슬쩍 그에게 조용히 건넨다. 그러자 승객은 웃으면서 조용히 땡큐라고 말한다.
위의 예시는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이다. 실제로 승객들이 먼저 귓속말로 말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간혹 부끄럽거나해서 말을 안해주는 승객들도 많다. 그럴 때 저 매직 문장이 정말 예의바르면서도 배려의 단어로서 유용하게 쓰인다. 승무원 A는 같이 예전에 비행을 하게 된 외국인 후배가 말했던 일화이다. 옆에서 지나가면서 보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죄송했으며 속으로 그 주니어를 판단했다. 사실 굉장히 착한 친구인데 나도 모르게 '이 친구..너무 눈치없고 배려가 없네.'라고 미리 judgement (판단)했었다.
또 다른 예시로 유아용 좌석벨트를 제공할 때도 그렇다. 대놓고 "Do you know how to use it?" 이라면서 어떻게 사용하시는 지 아세요? 라는 것보다는 "May I kindly ask are you familiar with it? (Are you comfortable to use it?) 혹시 이거에 익숙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마치 너 이거 하는 법이나 아냐?라는 것처럼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 억양과 톤이 배려라고해도 말이지.
외항사승무원이라고 더 자유롭고 말을 더 직설적으로 해도 된다는 조금의 생각은 버려야한다. 오히려 그런 생각이 무섭고,본인의 가치와 승무원이라는 직업의 가치를 은연중에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내 글을 읽게되는 승준생들이 있다면 말해보고 싶다. 저 매직 단어가 입에 붙도록 연습하면 해보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도 소망한다. 여러분들에게 내 글 역시 편안한 배려로 다가가기를 말이다.
"May I kindly ask do you guys feel comfortable with my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