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is Science

EP.비행일기

by 꼬마승무원

참 신기하다. 호텔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그 절정으로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어서 성격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과 문화까지 만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나도 모르게 '촉'이 점점 발달되어가는 것 같다. 무슨 촉이냐고? 바로 쎄하고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얼굴만으로 구별하는 '촉'이다. 한마디로 말해서,'관상 is Science','관상은 과학이다.'를 뼛 속까지 깊이 체감하는 중이라는 말이다.

며칠 전 다녀온 턴어라운드 비행. 부사무장의 말이며 행동을 보는 데 사람이 괜찮아보이면서도 느낌이 이상했다. '저 사람 뭔가 괜찮아보이지만...본인만의 스타일이 되게 강해보여. 깐깐하고 이상할 것 같단 말이지...' 나의 이 촉은 시간이 지나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버렸다.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 다가오는 부사무장. 그렇게 빠른 서비스를 위해서 내 카트에서 물건을 꺼내서 내 앞에서 열심히 승객들에게 나눠주는데 나보고 빨리 앞으로 와서,뒤에 있는 크루에게 자리를 좀 주자고 한다. '저기요...당신이 제 바로 앞을 가로막고 계신데 제가 어떻게 앞으로 갑니까... 혹시 괜찮다면 카트로 님 밀어버려도 되나요?' 라고 생각했다. 정말 짧은 턴어라운드 비행이었는데,그 짧은 사이에 나를 포함해서 다른 크루들에게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대더라. 그것도 승객들이 있는 앞에서 말이지. 다들 멋쩍어하면서 알겠다고 말하고 첫 번째 섹터를 끝내고 누가 말 한 것도 아닌데 다같이 몰래 갤리로 모여들었다.

"저 부사무장 되게 이상하다. 어쩐지 느낌이 이상하더라니."

"너도 느꼈니? 나도 느꼈어. 역시 얼굴만 봐도 이상한 사람인 지 다들 다 안다니까. 관상은 과학이다."

"그니까. 얘들아,생각해봐. 만약에 긴 장거리 비행에 만났었다고 해봐. 으...끔찍해. 아무튼 오늘 턴어라운드 비행이라서 다행이었지. 이걸로 감사해하자.

우리 이제 얼마 안남았어. 다같이 힘내자구."

역시 관상 이즈 사이언스. 문화와 언어 등이 다를 뿐 인간은 인간인지라,다같이 느낀 것이 나와 같아서 웃겼다. 그러면서 서로 뒷담으로 잠깐의 스트레스를 풀고서는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 그렇게 이상한 부사무장은 우리에게 다음에 또 만나고 오늘 고생했다면서 말을 건넸지만,우리는 겉으로는 "오케이~"라고 해놓고서는 다들 "Never (싫어)" 라고 말하고서는 그렇게 헤어졌다.

서비스직에서 일하면서 느끼지만,인간은 각자 고유의 분위기를 풍긴다. 굳이 입을 열지 않아도 밝은 표정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승객들은 99퍼센트는 항상 내 촉대로 굉장히 나이스하고 좋은 분들이었다. 이와 다르게 마치 얼굴에 '나, 졸라 깐깐해요. 나 피곤해요. 나는 굉장히 까탈스러워요.' 라고 쓰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승객들은 99퍼센트 다 대하기가 어렵고,요구하는 것들이 많았으며 불평불만들이 꽤나 많았다. 이런 사람들은 딱 얼굴만 봐도 느껴진다. '아,이 사람은 좀 대할 때 조심해야겠다. 피곤한 사람이네.' 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친근하게 다가가기도 꺼려지고 나도 그렇게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

얼굴 표정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서도 나는 관상을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이상하다고 말했던 부사무장의 경우,굉장히 기내 Closet (서랍)과 같은 공간을 아무것도 없이 만들라면서 지시했다. 그리고 기내의 의자까지 더러운 곳이 있는지 직접 물티슈를 가지고 다니면서 열심히 닦아내더라. 그걸 보고 느꼈다. '아,저사람은 청소에 대해서 강박증이 있구나.' 라고 말이다.

이 직업은 참 재미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시야와 경험의 폭을 넓혀주니까.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늘어나는 '동물적인 감각'은 어쩌면 이 직업을 통해 얻는 장점이자 넓은 시야의 한 조각이겠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것도 느낀다. 바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나 역시 항상 좋은 향기와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노라며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항상 최고의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적어도 모르는 타인이 나를 봤을 때 '이 사람은 참 내면과 외면이 단단하면서 좋은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관상 is Science' 라는 말대로, 누군가에게 내가 "좋은 관상 만큼이나 좋은 사람이군요."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되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모든 배려에 적용되는 매직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