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마음일기
세상에...승준생 시절에 그 얼마나 많이 이 단어를 듣고 살아왔던가. 하나같이 모든 선생님들과 너튜브,그리고 블로그의 전현직 승무원들은 마치 뭐에 홀린 것처럼 다 함께 외치고 있던 이 단어. 바로
Be Yourself
이다. Be yourself? 너 스스로가 되라고? 직역하면 그렇다. 하지만 이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이 단어가 참 내 스스로를 갉아먹고 힘들게 만들었다. 아마 그 시절의 나 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승준생들에게도 그렇겠지.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과 사고로 인해 이 단어의 정의를 지칭하는 것에는 다양함이 존재하겠다만,대부분은 이렇게 말한다.
"꾸며진 너의 모습이 아니라,진짜 너가 어떤 성격,사고,경험 등을 했는 지를 보여줘. 그게 실패했든 성공했든 상관없이 말이야. 너가 지금 긴장한다면 긴장한다고 말해도 되고,슬프다면 슬프다고 말해도 돼. 그냥 너 자체를 보여주렴."
그러니 다들 너만이 겪은 경험을 말하세요,너만이 할 수 있는 답변을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하면서 본인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답변 만드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음... 이런 이야기들은 어느 글이나 다른사람들에게 많이 들을 수 있을테니까 나는 내 이야기를 하면서 말해보고싶다.
나는 나만의 Be yourself를 망치는,나를 갉아먹는 못된 애벌레들이 존재했다.
첫 번째는 '키'라고 불리는 애벌레였다. 흔히들 생각하는 승무원의 이미지에 맞지 않게 키가 작으니 키 때문에 안 될 수가 있다는 나의 저 깊은 심연의 나무가 존재했다. 그래서 준비를 하는 내내 이 '키' 애벌레는 심연의 나무를 갉아먹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면접에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그리고 준비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짐에 따라 커졌다. 심연의 나무는 점점 더 뿌리를 내려갔고,애벌레는 몸집이 커졌다.
두 번째는 '완벽함'이라 불리는 애벌레였다. 키가 작으니 남들보다 단점을 안고 준비를 하니,모든 것에서 완벽해야지만 합격한다는 압박감의 애벌레 역시 걱정의 나무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났다. '완벽함'이라고 불리는 애벌레는 결국 내 스스로에게 '걱정'과 '불안' 이라는 애벌레 친구들도 데리고 왔고,결국에는 '초조함'이라는 대왕 애벌레까지도 데리고 왔다.
이 애벌레들을 물리치고 Be yourself가 되는 과정은 험난하고 험난했다. 애벌레들의 크기가 커질 때로 커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애벌레들을 지금의 회사에 합격하게되면서,그리고 현직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크기를 많이 작게 만들게 되었다. 결국 내가 이 애벌레들을 작게 만든 방법은 바로 '애벌레들을 인정하고 쓰다듬어주는 것' 이었다. 애벌레들을 오히려 회피하고 아니라고 바라보는 것이 아닌 애벌레들을 더 관찰하고 바라보는 방법을 선택했고,이런 관찰과 관심이 결국에는 내려놓음과 끌어당김을 만들었다.
나는 타 승무원준비생들에 비해서 키가 작다. 그렇다. 그래서 더 경쟁에 도태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한다. 그리고 키가 작음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내고 인정하는 것.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냥 불편하게 작은 키를 숨기려고 아둥바둥하지 않고,현재 나랑 키가 비슷한 사람들이 합격했던 수기들을 하나하나 직접 찾아가면서 정리하면서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키' 애벌레를 더 바라보고,'키'애벌레 친구들이 존재했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완벽함' 이라는 애벌레를 작게 만들기위해서 역시 다른 사람들의 애벌레들을 열심히 찾아봤다. 학력이 나보다 낮은 사람,나이가 많았던 사람,영어를 못했던 사람,얼굴의 호감도가 나보다 낮았던 사람 등등. 이 세상에 완벽함이란 건 없다.
내가 지금 슬프다면 슬픔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내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어떻게 해결하는 사람인지를 나라는 사람을 관찰하고 자세히 바라봐주는 것. 나의 아픔이 있다면 아픔을 바라보고 인정해주는 것. 어쩌면 진정한 Be yourself는 나 스스로의 '아픔'과 '단점'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껴안아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나만의 특별한,나만이 오로지 말할 수 있는 실패와 성장의 이야기들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키가 작다는 단점을 인정하고 나처럼 꼬마인 다른 승무원들의 이야기를 관찰하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껴안았다. 키 작아도 괜찮아. 뭐가 문제야. 안되면 키 제한에 딱 마지노선인 회사 가면 되지.
나만의 Be yourself를 만들어가는 여정은 너무나도 다양해서 무엇이 정답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지치고 힘들다면 내가 지치고 힘들구나,그만큼 열정을 쏟고있구나,고생하는구나라고 인정하고 내 스스로를 안아주면 좋겠다. 내가 오늘도 떨어졌다,슬프다하면 오늘 나는 슬프구나,떨어졌구나 괜찮다. 그만큼 여기에 진심이었으니 이 진심을 다시 알아줄 수도,혹은 다른 회사에서 먼저 알아차려줄 수 있겠구나라는 나 스스로에 대한 따듯함이 먼저 선행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게 어려웠기 때문에 아마 돌고돌아 합격했던 것 같거든.
앞에 언급했던 애벌레들은 여전히 내 맘 한 구석에 작게나마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애벌레들은 다시금 언제고 툭 튀어나올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이미 겪었던 것처럼 그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고 나는 이제 생각한다. 그 애벌레들을 바라봐주고 인정해주는 것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