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영 정복기(4)
쉬는 타이밍엔 쉬어야 한다
자유형 호흡이 익숙해질 무렵 배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말을 듣지 않는 팔다리와 싸우던 나에겐 신세계였다.
아랫배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킥판과의 조우도 좋았고 힘들게 움직이지 않아도 떠있는 내 몸이 신기했다.
맘이 편했다. 발만 수면 위를 톡톡 치며 저어주면 빠르진 않지만 앞으로 나아갔고 높은 천장을 보며 귓불을 간지럽히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수영 배우길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편안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팔을 젓기 시작하면서 몸은 지그재그로 가기 시작했다. 숨 쉬는 것이 불편해졌고 하늘을 보고 있자니 코로 물은 계속해서 들어갔다.
"발은 계속 움직이면서 팔을 젓고 쉬는 타이밍엔 확실하게 쉬어줘야 동작의 연결이 쉬어요. 자~~ 다시 출발"
한 팔 한 팔 천천히 움직여본다. 음~~ 파를 다시 속으로 생각하며 여전히 코에는 물이 들어가지만 익숙해져서인지 처음처럼 힘들진 않았다.
몸이 기울어지지 않도록 어깨춤을 추듯이 어깨를 돌리고 물을 잡아 뒤로 밀고는 한 탬포 쉬어준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팔로는 같은 동작을 한 후 쉬어준다.
쉬어주는 동작이 중요한 것이었다. 몸에 힘을 빼게 만드는 의식과도 같달까, 다음 동작을 위한 준비운동과도 비슷했다.
예수님이 6일 동안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에 쉬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게 만드셨다는데 예초에 쉼이란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바쁘게 엉켜버린 것들을 힘을 빼게 하고 서로 친하게 만드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6일을 힘들게 일하고 딱 하루를 쉬어도, 쉬는 게 아닌 것 같은 삶 속에서, 온전히 하루를 느리게 산다는 것은 다시 시작되는 일상의 도움닫기를 하는 게 아닐까?
멀리 뛰지 않아도 된다. 높이 뛰어오르지 않아도 괜찮다. 어릴 적 할머니 품에 안겨 가슴을 토 닦여주는 그 손길을 기억하며 쉰다는 것을, 쉼표는 마침표와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기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