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가족여행 : 알아인 사막호텔 그리고 아부다비
며칠 간 연휴가 생겨 처음으로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때는 차를 사기 전이라 렌트한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하기로 했다. 어디로 갈까? 두바이도 모르고 아부다비도 모르고 아는 곳이 없을 때라 그래도 아랍에미레이트라는 나라에 왔는데 사막호텔은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하고 호텔 예약 사이트를 헤매다 평도 좋고 저렴하기까지 한 '탈랄 리조트'를 보게 되었고 아이들이 14세 미만이 2명이라 2명 잘 수 있는 방을 예약했다. 적당한 가격에 조식도 있고 너무 좋다 생각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주변에 있는 알아인 동물원도 계획했다. 마지막 코스는 아부다비에 있는 친구 가족을 만나고 가장 저렴해 고른 야스아일랜드 힐튼 호텔에 가서 하루 자고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가는 것으로 계획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탈랄리조트로 가기 위해 알아인 방향으로 갔다. 가도 가도 사막만 나오는 끝도 없는 길을 가다 낙타 무리도 보고 사막에 있는 개인 가설 건물도 보고, 대추야자 농장도 보고 처음 접하는 광경에 와~~~를 연발했다. 지금이야 사막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 되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사막도 처음이었고, 낙타도 처음~ 모든 게 처음이라 신기했다.
드디어 탈랄 리조트에 도착했다. 리조트 입구부터 우리나라의 사슴 같은 동물들이 건물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라비안 오릭스라고 보호 동물이었다. 체크인을 하려고 하는데 4인 가족은 2인실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2인실을 더 추가하던지 방 2개가 있는 4인실을 써야 한다고 했다. 어휴 방값으로 거의 두 배 가격의 돈을 지불하게 되어 좋은 기분이 싹~~~ 가셨다.
가격을 생각하니 내부는 전통 건물 형태로 되어 있어 더운 외부 날씨에도 시원하다 못해 추운 이곳도 불만 투성이눈으로만 보다 마음을 바꾸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즐기자라고 생각하고 아침에는 해돋이를 집 앞 테라스에서 느긋이 보았고, 조식을 먹고, 낙타 타기 체험에 도전해 보았다.
사막호텔에 있는 수영장은 사막이 보이도록 만들어 놓은 풀장과 지하수로 만들어진 풀장이 있었다. 지하수로 만들어 놓은 풀장은 너무 추워 남편과 아들들은 한번 다녀오자마자 몸을 덜덜 떨었다.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 아쉽지만 호텔을 빠져나와 알아인 동물원으로 갔다. 원래 계획은 사파리를 갈 계획이었는데 입장료 주는 분이 못 알아들었는지 일반 동물원 표를 끊어줘 그냥 동물원을 보기로 했다. 그때 크게 느낀 점은 동물원 표주는 분도 공무원인 건지 에미레티였고 표를 입장객에게 하사하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은 두바이 정부 등 공공기관에 가면 어디서나 느껴지는 공통된 분위기였던 것 같다.
알아인 동물원은 규모도 컸고 다양한 동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최선을 다해 보긴 했지만 반 정도 구경을 하고 배가 고파 우리는 주변 KFC를 찾아 패밀리 사이즈의 치킨세트를 시켜 먹었다. 그 치킨세트가 얼마나 맛있고 양이 많았는지 지금도 알아인 이야기만 하면 KFC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저녁에 친구 가족들과 아부다비에서 만나기로 해 서둘러 그곳을 향했다. 스웨덴에서 학교를 다니며 알게 된 친구였다. 반 친구의 룸메이트였던 친구로 요르단 사람이다. 젠틀하고 내성적인, 영어 발음도 좋고 표현력도 좋은 친구였는데 이제는 결혼도 했고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다. 거의 20년 만에 만나 서로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아랍에미트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도 하고 아부다비 박물과도 함께 방문하였다. 세상에 이 친구를 다시 보다니. 그것도 우리 모두 생각하지 못했던 제3의 나라에서 서로의 가족들과 함께 만나다니 ~ 세상일 모르는구나 생각했다.
저녁을 먹고 친구 와이프가 아랍차와 쿠키, 케이크 등 아랍전통 음식들을 잔뜩 만들어와 강변에 자리를 깔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며 음식도 맛볼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야스아일랜드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예약했었는데 우리가 만나기로 한 곳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 두바이 우리 집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밤늦게 헤어졌다. 친구 와이프가 선물이라며 직접 만든 쿠키 상자를 건넸다. 아~~ 감사합니다.!!! 하고 덥석 받았다.
야스아일랜드에서 하룻밤을 자고 호텔 1층에서 무료로 나누어 주는 워너브라더스 표를 4장 받아 입장하였다. 전 세계에 몇 군데 있다는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중 하나인 이곳을 처음 방문한 우리는 실내에 새로운 나라를 세운 것 같은 이곳에 신기해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햄버거를 하나씩 먹고 특히 심해지는 둘째의 컨디션에 따라 그래~~ 집에 돌아가자라고 하며 뒤도 안 돌아보고 다시 두바이로 향했다.
처음으로 간 가족여행!! 나름 빡빡한 일정에 바가지 제대로 쓴 사막리조트에 알아인 동물원, 아부다비 박물관, 야스아일랜드까지 지금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일정을 이틀 동안 소화한 것이다.
우리는 집으로 오자마자 뻗었다. 하루 종일 잠 그리고 잠. 또 하나의 추억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