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거주자의 90%가 외국인으로 국제학교도 많고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국적도 각양각색이다. 학교마다 에미레티(에미레이트 자국민) 학생들이 많은 곳도 있고 유럽학생, 인도 학생 등이 많기도 하고 조금씩 다른 국적별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다양한 나라 학생들이 섞여 있다.
이렇게 다른 국적을 가진 덕분에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볼 기회가 많다. 아마 두바이 교육부에서 지침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년 1회 인터내셔널데이가 있다. 2월 중순 학교 축구장에 국가별 부스를 설치하고 부모님들이 해당 나라의 전통 음식이나, 놀이문화, 전통 옷 체험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친정 식구들이 두바이에 놀러 왔을 때 인터내셔널데이 행사가 있어 친정 가족들도 모두 참여하여 세계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접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 부모들이 운영하는 부스는 자국민답게 엄청나게 럭셔리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전문 뷔페 업체에서 와서 다양한 음식을 세팅해 놓고 한쪽에서는 전통 음식인 기름에 찹쌀 동그라미를 튀겨내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앉아서 전통차를 마실 수 있도록 차와 소품들을 배치해 놓았다.
두바이에서 공짜는 잘 없는데 그날 하루 종일 대접 받는 느낌이었다. 친정가족들과 한국 부스도 운영해 볼까 고민해 보다 아직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 시점에 그건 무리인 것 같아 포기했었는데 부스를 운영해 보는 것도 좋지만 부스를 돌아다니며 체험을 해보는 것도 무척 좋았다.
파키스탄 부스에서는 부모님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단체로 춤을 추고 있었다. 이집트에서는 전통 음식인 코사리를 아들친구 엄마가 요리해 가져왔다고 한다. 첫째는 여러 친구들과 그룹 지어 친구들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부스를 순서대로 방문하여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아들에게는 한국 넷플릭스 너무 좋아한다는 부모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러시아 부모님들은 손수 만든 쿠키를, 스페인에서는 맛있는 올리브와 하몽이 있는 샌드위치, 미국 부모님들은 햄버거, 일본에서는 가락국수 같은 면 요리가 있었다. 팔레스타인 부모님들은 학생들과 그들의 역사와 지금 상황을 설명하는 팸플릿도 함께 비치해 다시 한번 전쟁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무대 중앙에서는 에미레이트 전통복장을 한 아버지들이 지팡이를 들고 전통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각국의 다양한 공연이 벌어지고 다른 한쪽에는 물풍선 던지기 등의 놀이도 벌어졌다.
하루 종일 맛있는 세계 음식을 맛보고 체험하고, 아들 친구들과 친구들 부모님과도 인사를 하며 나도 세계 속 한 국가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인터네셔널데이를 통해 작은 세계를 경험해 봤다고 해야 할까.
행사를 끝내고 온 아들이 한 마디 던진다!! 우리 내년에는 인터내셔널데이에 한국 부스도 운영하면 안 돼?
나도 답하고 싶었다!! 아들아~ 슬프지만 우리 내년에 한국 돌아가야 된다! 혹시 있게 된다면 무조건 열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