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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암 May 19. 2023

2023 상반기

1분기 - 충전


올해 1, 2월은 개인적으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작년, 역량에 비해 높은 강도의 업무를 장기간 수행한 결과로 번아웃이 크게 왔다. 바닥난 기름을 채워 넣는 속도보다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크게 느껴졌다.


모든 활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무기력함이 찾아왔다. 개발이 싫어졌고 주변 사람들과의 약속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 나의 모든 생각 회로가 부정적으로 돌아갔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고 있음을 느꼈다. 일주일의 휴가를 사용했다.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기 위한 휴가였다. 요리와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고 미뤄둔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가졌다.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몸을 먼저 움직이니 무기력은 점차 회복되어 갔다. 휴가가 끝나고도 이런 일상들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이 시기에 타이밍이 잘 맞은 걸까, 아니면 주변에서 배려를 해주신 것일까? 나에게 할당된 업무가 크지 않게 느껴졌다. 업무 시간이 끝나면 개발 관련된 것은 쳐다도 보지 않으려 했다. 가장 1순위는 재충전이었고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다.


2분기 - 시동


이런 생활을 한 달 정도 보내니, 의욕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기름이 어느 정도 채워져 다시 시동을 걸어도 된다는 신호가 느껴졌다.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기분이 좋았다. 휴식을 1순위로 가져간 1분기에 대한 나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깊게 학습해 보고 싶은 테마들을 SwiftUi, Combine, 단위테스트로 추렸다. 이 모든 것을 무조건 달성하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즐겁게 하겠다는 생각만 갖고 가기로 했다. 1분기의 키워드가 휴식이었다면 2분기는 즐거움이다.


오랜만에 시동을 거니 혹여나 사고가 날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잠시 미뤘다. 대신 간단한 주행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다. 대신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다들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좋은 영향과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제 업무 외 개발을 하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이에 따라 이론적인 학습에 대한 감을 높일 필요가 생겼다. 같은 지역에 사는 동기들에게 컴바인 스터디를 제안했다. 편한 동기들과 함께 하면 비교적 덜 부담스럽게, 그리고 즐겁게 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하필 코로나에 걸려 아직 시작하지는 못했다.




기름이 바닥난 차에 충분히 주유를 했고 부드럽게 주행을 시작했다. 이제는 고속도로를 달려 종착지에 안정적으로 주차를 해야 한다. 올 하반기가 꽤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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