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 멘도 :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열린 <문도 멘도 :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전시를 다녀왔다.
그라운드시소 서촌은 처음 왔는데 4층까지 아담한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계단마다 안내 일러스트가 재미있게 꾸며져 있었다.
루이스 멘도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유럽 대도시에서 20년간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도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시에 대한 설명에서 보니, 그의 그림을 수식하는 말은 '디지털 아날로그'라고 한다.
모든 작업이 디지털로 이루어지는데, 종이의 질감과 손으로 그린 듯한 촉감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느낌을 주는 데 빛과 색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긍정성이 더해져 독특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완성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아바타인 미스터 멘도와 함께 도시의 골목을 탐험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2층부터 시작하는 전시는 "WHO IS LUIS MENDO?" "MUNDO MENDO"
3층의 "CITY-SCAPES" "CITY SCENES" "CITY LIGHTS"
4층의 "THE HOME STAYERS" "MY DEAR FAMILY"로 구성되어 있다.
2층은 루이스 멘도의 자화상과 아바타, 에세이 등을 전시하여 멘도의 세계로 초대한다.
진보초거리를 걸으며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좋은 책상과 의자가 있는 아늑한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해 놓고 그림을 그린다.
인상적인 점은 "어딘가 허점이 있는 브러시가 끌린다"는 말.
이런 브러시들은 어떤 방법으로 사용하면 예상치 못하게 굵기가 달라지거나 희한한 재질을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예술가들의 공통점 아닐까 싶은...
"예측 불가능함"
"변화"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았다.
3층은 도시의 다채로운 모습들이 펼쳐진다.
세계 여러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도시의 장면, 도시의 밤풍경...
도시를 거닐며 정처 없이 길을 헤매곤 하는 습관에서 건진 풍경들일 것이다.
일부러 잘 모르는 곳에 가서 새로운 길을 탐험하며 동네를 둘러보다가 포착하는 풍경들.
도시의 장면들에는 도시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담겨 있다.
기차역의 아침과 밤, 도시의 모든 것을 지켜보는 까마귀, 창문 밖의 풍경들, 어두워지면서 대부분의 창에 불이 들어오는데, 불이 켜지지 않은 창....
멘도는 창 너머,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사람들을 관찰하며, 어떤 삶을 사는지, 어디로 향하는지, 어디에서 오는지, 추측해 보곤 한다고 한다.
어둠이 내렸을 때의 도시 풍경...
어둡고 비가 와도 함께 있어 따스할 수 있다.
4층은 집에서 머무르는 이들의 모습과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멘도에게 집은 또 하나의 도시이자 나라라고.
가장 편안하고 가장 안전한 공간.
일과 후 돌아가는 곳, 우리에게 중요한 책과 물건들을 간직하는 곳,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있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모든 이들에게 돌아갈 집이 있기를,
집 밖에서 힘겨운 시간을 겪더라도
돌아갈 안락한 공간이 누구에게나 있기를,
비록 비좁더라도 지친 몸이 쉬어 갈 수 있도록...
집에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