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체력의 근본, 30대의 생명 연장, 40대의 목숨
1월 1일 신년이라고 하면 뭐 두근두근하거나 기대되는 당신!
축하합니다. 당신은 청춘이에요.
숙제 검사하겠다는 선생님을 앞에 둔, 숙제 안한 학생의 마음이라면
이제 당신은 운동을 시작할 때다.
새 마음가짐으로 들른 헬스장에 북적북적한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하하"
"미루다가 운동 안하면 죽을 거 같으니까 다들 오시죠 보통. 하하"
"............"
맞다. 나도 이렇게 살다간 요통으로 정말 죽을 수 있을 거 같아서
회사 앞 헬스장을 찾은 거였기에....
다이어트? 퍽이나.
다이어트에 좋다는 운동을 찾아보면, 코어 근육을 기르는 데에 집중하라고 한다.
코어 근육을 기르는 운동을 찾아보면 코어 근육이 없어서 따라하질 못한다(!)
걷거나 뛰는 유산소 중심의 운동을 하다가늘어난 몸무게와 부실한 근육들로 부상당한다.
운동을 하지 못해서, 없던 코어 근육이 더 없어진다.
나보고 어쩌라고? 억울한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자다가 다리 근육이 갑자기 뻣뻣해지고
특정 자세가 잘 되지 않아 골반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하고나서야 찾은 헬스장에서
나는 거대한 인바디 기계와 그것보다 거대한 PT 선생님의 덩치를 견디며 처음으로 유산소 운동 중심이 아닌 근육운동, 무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10kg도 안되는 데에 꽂혀있는 렛풀다운 머신을 내리는데 손과 이마에서 땀이 뿔뿔 났다.
팔과 등에 근육이란 근육은 전부다 썩어 사라진 몸과 첫 소개팅 하는 느낌이었다.
야 생각보다... 더 쓰레기인 걸?
PT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던 30kg는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던데
왜 나는 온 등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거 같을까
5kg 짜리 아령을 들고 전완근이라는 근육의 이름을 처음 듣는 내 자신과
그날 점심에 젓가락질이 힘들어 포크를 쓸 수 있는 샐러드를 먹겠다고 하는 내 모습을 보고 느꼈다.
아 혹시... PT 선생님 내 말 잘 못 이해한거 아닐까?
다이어트 필요없댔는데... 운동이 힘들어서 먹질 못하게 하려고 이러는걸까.
PT 횟수를 다 채웠더니 사이클이고 런닝머신이고 유산소는 다 지겨워졌다.
그 대신 신기하게도 근육량이 좀 채워지니 지긋지긋한 허리통증이 좀 가시는 거다.
물론 오 괜찮구나 싶어졌을 때 그만 둔 운동은 내 근육량을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았고
나는 다시 골골댔지만, 그래도 역시 신년이 되고 다시 운동을 할때가 되었다.
일단은 내 몸을 생각하는 시도 자체를 잊어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망할 놈의 코로나.
집에서 홈트를 해야하는 시기에 나는 또 다시 무언가를 찾았다.
이번엔 열심히 해보려고 샀는데, 사고 보니 일찍 살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링피트와 닌텐도 스위치 두 가지를 다 샀는데도, PT 30회를 끊는 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