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뭐 해?

by 황인득


“아빠, 뭐 해?”
“아빠 글 쓰고 있어.”
“왜 써, 아빠 작가야?”
“아니, 작가는 아니야.”
“근데 왜 써? 작가도 아닌데.”
“작가 흉내 내는 거지. 내일 글 올려야 해서 쓰는 거야.”
“올리기로 약속했어?”
“아니, 그냥 내가 정한 거야.”
“그래? 이거 쓰면 돈 줘?”
“아니, 안 주지.”


순수하게 웃는 아이를 보고, 나도 웃음이 나왔다.


그러자 아내가 한마디 한다.
“그러고 보니 요새 글 쓴다고 TV 잘 안 보네?”


나는 TV 보는 걸 좋아한다.
어릴 때 보고 싶은 걸 잘 못 봐서인지 모르겠지만,
보지 않아도 틀어놓는 편이다.
생각해 보니 요새는 잘 안 보고 있었다.


딸과의 대화 중, 얼마 전 찾아왔던 친구 이야기가 생각났다.
헬멧을 쓰고 다른 사람인 척 들어왔는데,
헬멧을 썼다고 해서 산만한 덩치를 숨길 순 없었다.
전에 라이딩 다닌다고 들었기에, 잘 다니고 있냐고 물었다.
“같이 다니자.” 했지만,
“나는 오토바이를 못 타잖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친구가 글 쓰는 것에 대해 물어봤다.


친구가 말했다.
“짧으니까 읽기 편하더라.”
“길게 쓸 능력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는 거지.”


친구가 또 묻는다.
“계속 쓸 거야?”
“글쎄, 이러고 있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만할까 하루에도 몇 번을 고민한다.”
“계속 써. 그거 기록이고, 나중에 딸에게 보여줘.”
친구와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내 마음도 조금 편해졌다.
“여기 올리면 가끔 댓글도 달리고, 반응도 조금이나마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멍하니 있는 것보다는 낫긴 해.”
“그래, 꾸준히 써봐.”


이렇게 대화를 이어가다 손님이 왔고, 친구는 오후 근무를 하기 위해 인사를 하고 나갔다.


혼자 일을 한 지 3년쯤 되어간다.
처음에는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했었다.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 쓰게 되는 건, 아마도 혼자인 게 좋기 때문이 아니라,
비록 한 공간에 함께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