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다는 말 앞에서

by 황인득


오늘 오픈하기 전, 친구가 잠깐 가게에 들렀다.
커피를 마시다 말고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생각보다 담담한 목소리였다.
이미 마음은 꽤 기운 상태처럼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응원부터 했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인생은 길다고.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재취업이 가능하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 더 다녀보는 게 낫지 않겠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나쁘지 않고,
어차피 언젠가 퇴직이라는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
그때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그리고 장사 이야기를 했다.
회사처럼 연봉이 조금씩이라도 오르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
잘 될 수도 있지만, 안 될 때를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만약 잘 안 됐을 때를 대비한 다른 계획이 없다면
조금 더 신중해지는 게 좋겠다고.


이런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나를 떠올렸다. 나 역시 열심히 했고,
한때는 과분하다고 느낄 만큼 벌기도 했지만
지금은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시작부터 알바생만 두고도 잘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
그걸 알면서도 쉽게 “괜찮다”고 말해주지 못했다.


예전에 지인 동생 예비부부가 떠올랐다.
카페를 한다며 두 사람 모두 직장을 그만뒀다.
그때도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데
한 명은 다녀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혼자만 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도 말했다.
지금은 외벌이이니
조금만 더 신중하게 고민해보자고.


오픈 준비를 하며 가게 문을 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현실적인 사람이 된 건지,
아니면 그만큼 시간을 버텨온 건지.


누군가는
용기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쉽게 등을 떠밀어주기보다는
잠시 멈춰 같이 서 있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그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오늘 아침의 나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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