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자서 일합니다.

by 황인득


매장 오픈 시간은 7시다. 문을 열자마자 손님 한 분이 들어오셨다. 익숙한 분이다. 종종 이 시간대에 들르신다. 첫 주문을 빨리 받는 날은 대체로 장사가 괜찮은 편이다.


​실제로 오전부터 손님이 제법 몰렸다. 점심 전쟁을 치르기 전, 컵과 빨대, 시럽과 파우더를 넉넉히 채워둔다. 피크 타임에 조금이라도 손이 덜 가도록 하는 나름의 준비다.


​주문, 제조, 응대, 남은 음료 포장까지 몰아치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마음이 급해질수록 실수가 나올까 겁이 난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주문과 질문들, 바쁜 와중에도 계속 말을 시키는 상황들이 뒤엉켜 머리가 지끈거린다.


​꼭 이런 날이면 누군가 음료를 쏟는 돌발 상황까지 겹친다. 쏟아진 액체를 닦으면서도 밀려 있는 주문을 되새겨야 하는 그 짧은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가 지나 있었다. 손님들이 빠져나간 매장은 금세 고요해진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바쁠 때는 ‘제발 이제 그만 왔으면’ 하다가도, 한가해지면 ‘조금만 더 팔렸으면’ 하고 빈 테이블을 바라본다.


​카운터 너머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를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가 해야 하는데. 멍하니 있는 것도 잠시, 이내 다시 정리를 시작한다.


​진짜 힘이 빠지는 순간은 따로 있다. 나름 힘들게 일한 뒤 마주하는 노동의 대가, 바로 매출이다. 혼자라 더 고단했던 시간에 비해 포스기에 찍힌 숫자가 초라해 보일 때면 허탈함이 밀려온다. ‘이 고생을 하고 고작 이만큼인가’ 싶은 순간, 팽팽했던 긴장이 툭 끊어지며 피로가 배로 쏟아진다.


​오후의 고요와 점심의 소란 사이, 나는 오늘도 혼자 매장에 서 있다. 바쁠 때는 한 명이라도 더 있었으면 싶다가도,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상황을 떠올리면 결국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 이 정도는 혼자 해야지."


​사람을 쓰면 그만큼 비용이 들고, 어쩌면 내가 아직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도 함께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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