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아픔입니다. 이혼하지 않자니 서로에게 상처 남기며 살아가야 함이 아프고, 이혼하자니 힐 때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을 결심하고 실행하는 과정 속 주어질 고통을 감당키 어려워 아플 테니까요. 게다가 결혼이라는 제도가 남남이던 두 사람을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묶어 구속하는 것이기에 두 사람의 결혼을 함께 축하하고 지지했던 가족과 지인들이 함께 아파하며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데 , 부부사이에 자녀가 있다면 그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어 그만큼 의아픔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혼은 결혼을 통해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두 사람을 다시 남으로 되돌리는 법적 장치로, 어찌 보면 각자 있었던 자리로 되돌아가는. 그리 복잡할 것 없이 단순한 과정이나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세상의 전부였던 부모가 등을 돌려 갈라서는, 마치 전쟁과도 같은 극한의 공포일 것입니다. 때문에, 이혼을 진행함에 있어 서로 따져보고 다투는 것을 피할 수 없겠으나 불한해 할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극도로 흥분해 이성을 잃거나 서로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것만은 자제해야 합니다. 간혹, 이혼을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는데 부부로서의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있을지언정 부모로서의 역할까지 내려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책임이 비록 법적으로는 성인이 될 때까지로 제한되어 있으나, 도덕적 으로는 그 끝을 말 할 수 없는 무한한 것이기에, 내 아이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 상의하고 보호해 주는 부모가 곁에 있음을 숨 쉬듯 자연스레 받아 들 일수만 있다면 이혼으로 인한 상처 또한 빠르게 회복힐 수 있을 것입니다.
합의 이혼의 과정 중, 서로 이혼에 동의함을 판사 앞에서 인정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혼 중인 부부들로 가득한 대기실에 있다 보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목도하게 됩니다. 그중 유난히 눈살 찌푸리게 되는 모습은 아이가 받을 상처 따위 아무 상관없다는 듯 서로를 원망하고 증오하며 양육권을 서로 갖지 않겠다 미루다가 결국에는 아동학대까지 이어져 아이를 다치게 하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원함에 따라 결혼했고 이혼하지만 아이는 자신이 원해서 태어난 것도 싸우고 혐어하는 부모 사이에서 자라나 이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에 이른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혼 당사자인 두 사람은 이혼이 결정되는 즉시 헤어져 안 보고 살아갈 것이고 그러다보면 시간이지남에 따라 잊을 수 있겠지만, 부모를 부정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아이는 평생 그 기억을 가슴에 담은 채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니 부디, 간절히 바라건대 아이 앞에서 서로를 비난하며 싸우거나 책임지지 않겠다며 아이를 서로에게 미루지 말아 주세요. 아이의 작은 몸에는 두 사람의 피가 흐르고 있기에 어느 한 사림, 또는 두 사람 모두 죽일 놈이 되는 순간 그 아이는 자신의 부모에게 비난받고 버림받는 놈이 되어버리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는 아이의 슬픔을 잘 알기에, 저 또한 이혼 후 연락 두절된 아이들 아빠에 대해 최대한 좋게 표현하고 나쁘게 말하지 않으려 자제하며 살았음에도. 어른이 되고 난 어느 날 아들아이가 말하기를. 자신의 몸에서 무책임한 아빠의 피를 빼버리고 싶다기에 정말 많이 놀라고 가슴 아팠습니다. 씩씩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여겼는데, 함께 사는 엄마가 힘들어할까 말하지 않았을 뿐, 아이들의 가슴속은 상처로 곪아갔던 것입니다.
결혼과 이혼이 법적으로는 신청일과 성립일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으나, 마치 구간이 정해진 달리기 시합을 하듯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결혼이고, 여기부터 두 사람의 이혼이 성립되었으니 이 선부터는 남남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 갈 것입니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애매모호한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또한, 이혼을 결심하고 진행하는 과정과 그 후의 상황에 대해 어떤 것을 싱상하든 그 이상의 아프고 힘겨운 시간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때문에, 이혼으로 인한 상처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회복되기 시작할 테니, 스스로를 다독이고 추스르며 내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겠지만, 쉴 틈 없이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그저 순응할 뿐, 무력감에 지쳐갈 뿐인 아이를 먼저 보살피고 배려했으면 합니다. 이혼이 진행되는 과정 내내, 아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 하나 자세히 설명해 준 뒤 동의를 구한다면, 부부였던 두 사람도, 그 사이에서 멈춰버렸던 아이들도 더 나은 출발선에 서서 지쳐있던 몸과 맘을 더 빠르게 회복하여 새로운 삶을 위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