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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드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어?

프랑크프루트 스탑오버 3(난생처음 새벽 호텔행)

by 이와테현와규

'이럴 줄 알았으면 굳이 스탑오버 할 필요 없었잖아.'


사르데냐에서 프랑크프루트 직항 항공권을 끊고 숙소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내가 스탑오버를 하기 위해 내리는 공항(한 공항, HHN)과 귀국하기 위해 비행기를 탑승하는 공항(암마인 공항, FRA)이 100km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심장이 두근거렸었다. 심지어 피렌체와 사르데냐에서 버스 및 기차의 지연 상황을 너무 자주 겪다 보니 더욱이 이런 바보 같은 실수가 당일에 알게 되었다면 어떤 사달이 나게 될지 상상만 해도 등에 땀이 흘렀다.

하지만 한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후회의 연속이었다. 한 공항에 도착을 6일 새벽 1시 전에 도착을 했고, 온라인으로 해당 호텔 문의 과정에서, 차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안도를 함과 동시에 셔틀 탑승을 위해 호텔로 전화를 달라는 답변을 받았었다. 'Car'라고 했기에 당연히 오직 나를 위한 차량인 줄 알았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출국장을 거쳐 밖으로 나온 뒤 호텔로 전화를 했다.

'터미널 B, White car, 폭스바겐...'

정확이 이 세 단어 말고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영어를 당연 잘하는 것이 아니지만, 안내직원 또한 독일인이기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심지어 미국식 발음이 익숙한 나에게 그 직원의 발음은 너무 딱딱했고, 불친절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힘들게 출구를 찾아 나갔더니 날은 춥고 사방팔방에서 담배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겨우 담배연기를 피했더니 그곳이 또 좋은 자리였는지 굳이 내 옆으로 와서 담배를 피우는데 정말 폐가 썩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도망 다니며 흰색 폭스바겐을 기다렸다.


'순서'라는 규칙이 적용되지 않던 순간이었다. 흰 색차가 도착하면 모두가 각자의 캐리어를 들고 달려들었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밀렸던, 그리고 혼자 아시안인으로서 주눅이 들었던 나는 몇 대의 버스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겨우 탑승한 뒤 생각했다.

'도착하면 바로 발 뻗고 기절해야지'

체크인은 금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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