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는 나의 친구
벌써 15년 차가 되었다. 이제 뜨개는 나와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23년까지 공방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프리랜서 강사로 단체수업 출강만 나가고 있다. 그마저도 현재는 아이들이 모두 방학중이라 일주일에 한 번만 나가고 있는 중이다. 매주 한 번의 수업은 24시간 육아만 하고 있는 나에게 숨 쉴 수 있는 숨구멍이 되어주고 있다. 말 그대로 뜨개는 나에게 위안이 되는 가장 친한 친구이다.
현재 나가는 수업은 여성청소년재단 중 향남에 있는 센터에 가고 있다. 작년 말 25년 교육강사를 구한다는 걸 보고 신청했다. 작년까지 센터 안에 뜨개 수업은 없었기에 신규 수업 제안서를 내고 면접을 본 후 합격하여 올해 1월부터 수업에 나가고 있다. 한번 소속이 되면 1년 동안 출강을 나갈 수 있고, 3번의 수강 모집을 하고 한 수업당 16주의 수업으로 진행이 된다. 그리고 수강 모집을 할 때 수강신청 인원이 저조하게 되면 그 분기의 수업은 폐강이 되어버리게 된다. 신규로 개설된 강좌이기에 나에게도 모험이었다. 지금까지 뜨개 강좌가 없었던 이유가 매년 이용자들의 선호 조사 때 나오지 않은 강좌일 수도 있기 때문에 모집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내 수업은 빈자리 없이 100% 다 찼고, 수강모집이 끝나기 전에 마감이 되었다.
내 수업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 당장의 예쁜 걸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 수업이 마무리된 후에도 혼자서 본인이 원하는 걸 뜰 수 있게 만드는 게 내가 수업을 진행하며 목표한 바이다. 처음엔 수업을 들으며 밖에서 보던 예쁜 작품이 아니라 실망한 수강생들도 종종 있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처음과는 다르게 만족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난 이 목표를 바꾼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내 수업계획은 항상 작품위주가 아닌 스킬 위주로 진행이 된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난 카톡방을 운영하며, 그곳에서 함께 하는 수강생들끼리도 내적 친밀감을 가질 수도 있게 되며 조금 힘들어하는 수강생들도 서로 응원하며 끝까지 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난 그곳에서 어려워하는 부분을 영상으로 업로드해주며, 뜨개가 어렵지 않고 재밌는 취미가 될 수 있게 서포트해준다. 그렇게 수업이 마무리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한 수강생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작품을 뚝딱 만들어 와 나에게 자랑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 중 중도포기 한 분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없다. 그래서 난 가르치는 이 직업이 좋다. 뜨개를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너무 뿌듯하기 때문이다.
내 수업의 수강생들은 나이가 20대부터 60대도 계신다. 가끔 70대 분들도 있으시다. 요즘엔 젊은 사람들도 뜨개를 좋아하기도 하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나보다 뜨개를 더 잘 뜨는 고수분들도 많으시지만 도안을 보지 못해 수업을 들어오는 분들도 계신다. 나이대가 여럿이다 보니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듣는 시간도 재미있다. 손으로는 실과 바늘을 잡고, 입으로는 내가 사는 얘기를 나누면 2시간은 후딱 가버린다. 난 여러 사람이 나와 같이 뜨개를 좋아해 주길 바란다. 뜨개는 혼자만의 시간을 뿌듯함과 따뜻함으로 만들 수 있는 생산적인 취미라 단연코 장담한다. 그래서 최소한 나에게 배우는 분들은 뜨개를 떠올렸을 때 어렵다, 나는 할 수 없다가 아닌 즐겁다. 계속하고 싶다, 생각난다 라는 말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난 오늘도 강의계획을 세우고, 영상을 찍고, 도안을 만들고, 샘플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