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옷을 챙기고, 간단히 간식을 챙기고, 가볍게 화장을 한다.
혼자서 모든 걸 해야 하니까 서두르다 보면 늘 뭔가 빠진다.
수빈이는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묻는다.
“오늘은 어디 가?”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한다.
“공원 갈까? 저번에 그네 못 탔잖아.”
그 말에 아이 얼굴이 환해진다.
주말에는 어딜 가나 아빠와 함께 외출한 아이들이 많다.
주말에는 어딜 가도 세상에 싱글맘은 나밖에 없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아빠 없이 외출한 아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가 어렸을 때, 나는 기를 쓰고 외출은 주중에 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평일에 쇼핑몰을 가도, 워터파크를 가도, 키즈카페를 가도 그곳에도 아빠와 온 아이들은 있다.
우리나라에 평일에 쉬는 인구가 그렇게 많다는 걸 나는 아이를 낳고서야 알았다.
그렇다 보니 어차피 맞는 매라 주말이든 평일이든 하등 신경 쓰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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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엄마는 사진을 찍는다. 아이는 신나서 깔깔 웃는다.
웃음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수빈이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그리고 시선이 한참을 그곳에 머문다.
내 안 어딘가가 쑥 꺼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의 나른한 평화가 잠깐 부럽고, 잠깐 서럽다.
그 마음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아서, 나는 다시 아이를 본다.
괜히 물병을 꺼내고, 아이에게 묻는다.
“물 좀 마실까?”
혼자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누군가의 동정이나 호기심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 아빠가 바빠서 아이와 둘만 나왔나 보다, 생각하려나.
누군가는 나와 동병상련의 입장이어서 다음 일요일에도, 그다음 일요일에도 아이와 둘만 나올 수밖에 없는 내 사정을 꿰뚫어 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