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학창 시절 기다리던 뮤지션의 앨범 발매 당일 레코드 가게 앞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며 그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고 한 곡에 보통 4~5분가량 했던 곡 들이 10곡에서 16곡 정도되는 테이프를 사서 늘어질 때까지 들었고 고학년이 되니 cd가 대중화가 되면서 cd 뒷면이 흠집으로 가득할 때까지 듣고 다녔다. 2000년이 넘어서며 테이프와 cd는 사라지고 mp3가 보편화되고 이제는 핸드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기가 되면서 과거에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한 시간씩 버스를 타고 몇 시간씩 또 줄을 서고 하는 일들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요즘은 노래 한곡 2~3분 사이로 짧아졌으며 ott에서 방영되는 영화나 드라마들은 예전 한편 2시간 했던 작품은 기본 4~6편으로 나누어 방영한다. 더 나아가서 미국에서는 '틱멍' , 한국에서는 ' 숏멍'이라 불리는 이 단어들은 아무 생각 없이 15초에서 30초가량 한 편의 짧은 동영상을 계속 보면서 멍 때리는 현상을 말하는데 점점 집중할 수 있는 콘텐츠들의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예전 과학 시간에 선생님께서 가끔 쓰시던 단어가 "기하급수적"이었다.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 별생각 없이 있다 문득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이 단어가 찰떡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하급수적
어떤 사물이 항상 이전 수량의 몇 배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변화의 속도는 예전 보다 시간이 갈수록 몇 배 더 빨라지고 있는데 나 자신은 그 속도에 맞춰가지 못해 뒤쳐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따라가지 못할 바에 고상한 척하며 옛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고 나이를 밝히지는 않으나 예전에는 이랬었지 하며 "라테시절' 타령을 한 적도 있다. 아래아 한글이 나와 타자기의 시대에서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는 시대에 맹아로써 한 때는 주변사람들의 놀라워하는 눈초리를 받았던 적도 있고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배우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짜가며 밤을 새운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거늘 지금은 무엇이 두려워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까? 혹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까 두려워 나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 이 것도 못하고 여태까지 뭐 했어?'라는 주변의 시선이 무서워 일까?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답은 이미 정해졌다. 빠른 물살 위에 나하나 건사할 수 있는 작은 배에 올라타 물살의 반대 방향으로 만 가지 않으면 되는 것을 나는 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단지 어려워 작은 반항을 했을 뿐....
"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봤을 뿐, 바람은 보지 못했소. 파도를 일으키는 건 바람이었거늘...."
영화 관상에서 송강호의 마지막 대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