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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자의적 겸손 vs. 타의적 하대

by 경칩의목련

노자는 도덕경을 통해서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섬길 뿐이지 그들과 다투지 않으며 모두가 싫어하는 낮을 곳을 향해 흐른다.

그러기에 물은 도와 가장 가깝다."[인용, 한국역사문화신문, 하단참조]

라는 말을 전하였다.


예전에는 이 말씀을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것은 겸손한 자세를 일깨워주는 것으로 여겼는데,

최근 회사생활 가운데 이 말씀을 다르게 해석해도 이치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른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것은 내가 자의적으로 겸손하였을 때 생기는 현상이지만,

때로는 내가 낮은 곳이기에 물이 흘러들어오기도 하는 것이다.


암투병을 마치고 돌아온 회사생활에서

- 예전보다 따뜻하게 대해주는 동료

- 예전과 같이 대해주는 동료

도 있지만

- 예전과 달리 하대하는 동료들도 상당수 만날 수 있다.


입지가 좁아진(또는 그런 것으로 보이는) 나에게

사전 커뮤니케이션 없이 일을 넘기고

투명인간처럼 취급하거나

절대 call-back을 하지 않는 이들을 통해서

나는 물이 모여드는 낮은 자리에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물의 정신을 받들고 있다는 식의 정신승리는 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은 너무나 감사한 경험이고 꼭 인생에 있어서 느꼈어야 하는 경험이다.

그리고 진정 긍정적인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내가 노력해서 물이 고이지 않는 곳으로 올라서야 하는 것이겠지.

경험이란 것은 실제 사건이 아니라 그에 대한 나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인용]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訴惡, 故幾於道

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출처 : 한국역사문화신문 - https://www.ns-times.com/news/view.php?bIdx=2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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