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개도 반려동물일까요?
뜬장 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개들이, 짧은 목줄에 옭아 메여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하는 개들이, 음식물 쓰레기로 허기를 채우는 개들이, 그럼에도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온몸으로 갈구하는 개들이 안타깝고 안쓰럽다. 그러나 어렸을 때는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중학생 때였다. 처음으로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부모님을 따라 계곡에 갔다. 오랜만에 친가 쪽이 모두 모이는 잔치였다. 나와 아이들이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 동안 어른들은 북적이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한 켠에서는 갈비를 굽고 있었고, 한 켠에서는 어린아이 크기만 한 큰 냄비를 끓이고 있었다. 냄비 안이 궁금해 살짝 보니, 마당에 묶여있던 개가 죽은 채 웅크려 끓고 있었다. 주둥이가 위쪽으로 바라보게 넣어져 있었는데,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그때의 냄새와 감각이 느껴져 소름이 끼친다.
그 개는 할머니 집을 지키는 마당개였다. 짧은 목줄을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그런 마당개 말이다. 그 개를 볼 때마다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간식을 챙겨주겨나 산책을 시켜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 개는 내가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온 마음과 온몸으로 반겨주었다. 그런 개를 잡아서 먹다니, 그 개가 느꼈을 공포와 고통, 배신감을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리고 울컥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비단 우리 집만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동물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마당개가 식용 목적으로 견주에 의해 살해된 사건도 발생했었다. 그 개는 견주가 이사를 가면서 두고 간 개다. 이를 발견한 한 시민이 매일 개의 밥과 물을 챙겨주었고, 치료비까지 감당하며 보살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개는 없어졌고, 개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다름 아닌 견주였다.
이처럼 개들의 운명은 견주에 의해 잔혹해질 때가 많다. 분명 동물보호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개라는 축종은 동물보호법상 보호받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개를 어떤 존재로 봐야 하는 걸까? 질문을 던지지만 답은 명확하다.
개식용 금지법이 특별법으로 통과된 지금, 빠르고 확실한 개식용 종식을 원하며, 모든 개들이 반려동물로써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옛날 기억은 제법 창피한 기억이자 용기 낸 고백이다. 이를 밝힌 이유 또한 우리나라 진돗개들의 현실을 알리고 모든 개들이 반려견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