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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ice Five Feb 17. 2023

베를린에서 온 힙스터 커피에 대한 관전 포인트



블루보틀 마시러 도쿄 간다고 할 정도로 한 때 일본 블루보틀 카페에 한국인들로 바글바글 했다.

스페셜티 커피가 트렌드의 중심에 서며 너도 나도 커피 투어하러 여행을 떠나던 시기로 맛도 맛이지만 미니멀하면서도 아이코닉한 공간력과 종이컵이나 굿즈에 녹여진 심볼은 멋을 마시게 하는 브랜드로서 위상이 대단했다.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리에 설레는 것도 잠시, 업계 내에 모 기업에서 들여오며 사람을 뽑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쩜쩜쩜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다시 커피 업계는 들썩이기 시작했고, 작년 카페쇼는 12만 명 넘는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여행 가면 반드시 맛보러 가던 유명한 해외 로컬 로스터리 카페 브랜드들이 직진출하면서 ‘맛있는 한잔의 커피’ 투어가 일상인 한국인들의 마음을 또다시 설레게 하는데, 일본의 '응 커피'로 유명한 아라비카와 '베를린 힙스터' 커피인 보난자커피와 더반 베를린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DT들을 통해 두 브랜드의 원두들을 서울 카페들에서도 경험했지만, 코리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직진출한다는 건 베를린에서 느끼던 그 힙스터 문화가 함께 들어올 거란 기대감 같은 것이었기에 오랜만에 몸속 커피 블러드가 활발히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오픈런 각이다!


베를린의 3대 커피 중 2개가 내가 사는 동네 가까이에 오픈하다 보니 동네 카페처럼 다니게 되었다.

먼저 들어온 보난자의 경우 서울 어린이대공원 앞, 대로 변이지만 비교적 한가한 동네에 넓은 공간을 통해 여유로운 동네 카페 같은 느낌이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하는 mtl에서 꽤 오래전부터 보난자커피의 원두를 mtl 한남을 통해 소개해왔고 그 공간은 힙스터 바이브가 가득한 느낌이었다. 이 때도 사실 커피 맛보단 분위기가 한몫.  어린이대공원 점은 편안하고 스타벅스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 주변에 세종대 &건대 등이 있어 아침부터 카공족으로 가득하다. 어린이대공원점 외 롯데본점 3층에도 오픈, 힙스터스러움은 더욱 빠지고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이 더 가득하다. 베를린에서 느꼈던 러스틱함은 거의 빠진 느낌이다. 커피 맛도 베를린에서 마셨던 느낌보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미디엄 로스팅의 무난한 커피맛이다. 매장에서 바리스타가 내린 라테뿐만 아니라 필터 커피도 자주 마셨고, 원두를 구매해 직접 내려 마신 평균값은 보난자커피의 포지셔닝은 편안한 힙스터 커피이다. 보난자 커피는 내게 커피 맛보단 오히려 북유럽 스타일의 오픈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자주 가게 된다.


역시 해외 퍼니처 &라이프스타일 유통을 하는 비아인키노가 직접 운영하는 더반 베를린은 더현대를 통해 백화점 팝업 및 매장을 오픈하였고, 작년 말 성수동 연무장길 골목의 오래된 주택에 오픈하였다. 더반 베를린 성수가 좀 더 미떼에서 만난 그 힙스터스러움이었다. 더현대서울 팝업의 그래피티 역시 그런 분위기를 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미 두 카페 다 꽤 오래전 베를린 여행을 갔을 때 접했었고 나에게 산미가 너무 세고 밍밍한 맛에 베를린 커피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진 못했고, 한국에서 맛본 두 브랜드의 커피들도 그냥 그랬다. (다시 느끼지만 한국인의 커피 실력은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커피에 대한 애정의 크기가 커피 산업 성장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 커피인들이라 생각된다.  해외여행& 출장 다니며 커피 맛으로 유명한 카페의 커피를 마실수록 느낀다. 그래서 나는 커피를 그냥 즐기며 블라블라하는 것에 만족ㅡㅡ;)


보난자커피의 인상도 평범했기 때문에 더반 베를린의 커피 맛도 사실 큰 기대보단 얼마나 나아졌나란 관점과 SCA 86점 이상의 원두만 사용하는 스페셜티 커피의 명성 맛에 대한 기대였다.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커피 2 종류를 하나는 매장에서 롱블랙으로 마셨고, 나머지 하나는 집에서 내릴 원두로 구매했다.

베를린에서 느낀 더반베를린 커피의 첫인상과 그동안 한국에서 마신 커피들을 솔직히 얘기하며, 내가 선호하는 원두 역시 얘기했다. 바리스타를 통해 더반베를린 헤드로스터가 한국 직진출하며 캘리브레이션에 엄청 신경을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독일과 한국의 물맛이 다르고... 등등... 맛있는 커피 한잔에는 사실 여러 변수들을 고려하여 세팅되어야 한다)


보난자에 비해 더반 베를린의 위치는 성수동의 팝업길인 연무장에 있긴 하지만 찾기 힘든 안쪽 골목길의 숨겨져 있고,  공간 자체도 좁고, 카공족 보단 인스타그래머들의 인증하기 좋은 분위기다. 나 역시도 커피 한잔 마시고 원두 챙겨 나왔다. 그렇다면 커피 맛은 어땠을까? 추천하는 원두들은 대체로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할 특성을 갖고 있었다. 나는 산미를 좀 더 제대로 느끼고 싶어서(사실 이게 더반스타일이기도 하고) 플로럴 하면서도 산미가 있는 원두로 추천받았고, 바리스타가 내린 롱블랙도 화사하지만 거부감 들지 않고 단맛이 끝까지 감돌아서 좋았다. 집에서 직접 드립할 때도 라이트로스팅 원두 드립의 일반적인 테크닉인 하리오보다 좀 더 섬세한 맛을 살린다는 고노의 세팅(기존의 쓰던 드리퍼와 필터페이퍼가 아닌 드리퍼는 mdk21와 필터페이퍼는 ms25로 세팅)으로 내렸다.

더 반 원두가 왜 맛있는지 알 것 같았다. 역시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홈바리스타라면 비싸긴 하지만 더 반 베를린의 원두를 종종 구매할 정도로 매력 있었다.


베를린 힙스터 커피라는 두 로스터리 브랜드는 비슷하면서도 한국에서 조금은 다른 포지셔닝을 가져간다. 하나는 더현대의 유통과 힙스터 성지를 중심으로, 나머지 하나는 롯데백화점(보난자 뿐만 아니라 mtl동탄도 롯백동탄에 있다)을 통해 좀 더 편안하게 좀 더 대중적으로 자신들의 커피 컬처를 확장하고 있다.

운 좋게도 동네에 두 카페가 있어 나로선 TPO에 따라 선택하는 즐거움이 있다.

커피 한잔과 편안한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보난자커피를,

산미를 잘 살린 스페셜티 커피 한잔을 힙한 분위기에서 마시고 싶다면 더반베를린을 갈 것 같다.

플러스로 맛있는 커피와 공간력을 경험하는 것 이상으로 두 브랜드의 앞으로의 마케팅 활동 역시 나에겐 흥미로운 관점 포인트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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