物.心 의 兩面-3

그리고 그 사이 兩面

by 김초하

청년인지 중년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디지털 강사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느 집단의 교육이 가장 어려웠냐고 묻는다면,

내가 속한 세대라 할 수 있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들이었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하여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
1980년대~2000년 출생자들


자라면서 단계별로 디지털기기를 접해 배워 온 청년과 중년들.

디지털 네이티브세대들은 비교적 기기에 능숙하고 변화의 대응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특별히 기기를 배운다 는 인식이 없다.

태어나면 하게 되는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렇기에 그 청년과 중년들은 모른다는 것에 예민하다.


또한 보통의 수업과는 달리

배우고자 하는 것이 확실하게 정해져서

수업의뢰가 들어온다.

강사가 만나는 연령대와 비슷하면 공감대도 생기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매끄러운 분위기 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역량교육들이 대부분인관계로

참석을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가 없어

수업내용에 크게 관심이 없다.

이미 우린 다 알고 있으니

강사가 준비한 내용을 수업하고

최대한 빠르게 보내주길 원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태도를 보면

준비하는 강사 입장에서 가장 힘이 빠지고

이런 분들까지 굳이

무료강의를 열 필요가 있을까 싶어진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민원은 가장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수업을 안 듣고 딴짓을 할지언정

만족도 조사만큼은 백 퍼센트 만족을 표현하신다.

수업 내용과 상관없이 그래도 와서 수고하셨다는 이유로.

사회생활을 하는 현세대인 만큼

뭘 해줘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그렇게 만족도가 좋으니 지자체는 앞다투어

비슷한 강좌를 만들어 강사를 보내고

그들은 타의에 의해 또 강의를 듣는(시간을 때우고)

지방사업을 선순환처럼 보이는 악순환을 계속해나간다.

몰라서 듣는 게 아니라 들어야 돼서 듣는 강의,

역량강화는 명분일 뿐인 강의.

그런 강의를 해야만 하는 강사는

생각보다 더 긴장된다.


그러던 어느 날

몇 차례의 수업이 끝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내게 누군가 다가왔다.

방금 강의를 듣고 나왔는데

혹시 어플사용법을 알려 줄 수 있는지,

이 나이에 스마트폰을 못 써서

학교에서 보내주는 자녀케어용 어플을

활용하지 못해 매번 곤욕스럽다고 말을 걸었다.

기초부터 찬찬히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고 싶지만,

다들 이런 건 알고 있는지 어디 가도 배우기 쉽지 않더라고 했다.

아까 질의응답 시간에 묻지그러셨어요? 했더니

다들 이런 건 아는데 어떻게 물어요. 했다.

30대 초반인 그 교육생과

점심을 먹으며 한 시간 넘게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것도 몰라??!!

라는 가족들의 뜻 없이 말이 참 마음 아프다고 했다.

쏟아지는 많은 정보를 기술을

나만 따라가지 못하는 게 어이없어 웃는다고 했다.

나는 내 연락처를 주고 더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연락 달라고 했다.

모를 수 있다고 다독이는 내 말에

위로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 후 따로 나에게 온 연락은 없었다.


생각해 보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게 맞는 세 대 안에도

디지털의 기본적인 것을 알지 못해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스마트폰의 기초와 어플 사용법을 몰라서,

각종민원을 집에서 신청하는 법을 듣기 위해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다수의 수강자의 태도와

그런 태도에 수긍하고 마는 강의자의 수업방식 때문에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하고 돌아간다.

다들 아시죠?

라는 물음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말뿐..

용기 내 강사에게 질문을 던지고

강사가 다가가 설명해주다 보면

길어지는 수업에 눈치 주는 주변의 시선에

다급히 알았다고 마무리되는 패턴.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나 하나가 많은 사람의 시간을 낭비시키면 안 될 것 같다는

이타적인 마음에 모르는 이를 위한 수업인데도

나보다는 남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작 아무것도 알고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방향을 바꿔야겠다고 다짐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

나도 내가 수업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

다수의 방향성에 조급하게 수긍하지 말고

원래는 목적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수업하기로.

청년이니까 아직 젊으니까,

이미 알고 있을 테니까

무료니까 일회성 수업이니까 라는

많은 이유들을 핑계 삼아

수강자들이 원한다는 비겁한 변명을 하기 전에

수업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기초부터 차근차근을 잊지 않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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