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글을 배우고자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다. 돈을 벌려면 결국 사람들을 모아야 하는 거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글로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쓴 글은 어디서든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읽을 수 있으니까, 내가 잘 쓴 글을 누군가 멀리서 보고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이든 정보든) 것을 어디서든 살 수 있으니 글만으로 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중요한 것은 내 글을 노출시키는 것. 블로그는 조회 수가 중요하고 SNS는 팔로우 숫자가 중요하다는 것. 나를 오픈하고 누구든 나의 글을 보게 하라고. 일단 많이 보고 많이 알아야 그다음이 가능하다고 누누이 강조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수업 전 서로의 글을 봐주고 이웃을 신청해 주고 팔로우를 늘려준다, 이 수업은 혼자 크는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돼주는 것이 결국 자신이 크는 길이라고 한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와중에, 어떻게 보게 하는가? 에 집중하는 와중에
나 혼자 드는 의문은....
이런 방법이 내가 본래 하고자 했던 방법일까? 어쩌면 나는 장사라는 그 자체가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선생님은 관계를 맺는 이유는 내 상품을 팔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내가 아이 용품을 파는데 옆 사람이 아이가 있다면 무조건 관계 맺기를 하고 내 상품을 팔아야 한다고 했다. 물론 극단적인 예시였지만 그런 관계 맺기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방식 중 하나였으므로... 나는 또 혼란에 빠져들었다. 또 세상 부정적인 내가 슬슬 딴지를 걸자 현실적인 내가 설득하기 시작한다.
장사를 하고 싶으면서 장사치 가 되기는 싫다니. 그럼 넌 어떤 방법을 찾는 건데? 대면도 싫고 자금도 없고 그저 하고 싶은 막연한 목적만 가지고 있으면서 왜 또 삐딱선을 타는 건데? 일단 수용하려는 마을을 가지고 듣고 그다음에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가리면 되지 왜 그렇게 부정적인 건데??
정신 사납게 싸우는 내면을 뒤로하고 수업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잘 듣고 있다. 시키는 대로 팔로우 수를 늘리기 위해 SNS를 전체 공개하고 이목을 끄는 글을 쓰기 위해 열심히 키워드 찾기를 하고 있다. 릴스를 찍어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엄청난 낯간지러움을 무릅쓰고 댄스(를 가장한 몸짓)를 찍어 올리기도 하며 시키는 데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병이 났다.
그저 감기인지 내면의 내가 다투는 과정에서 입은 부상인 건지. 잘하지 못하는 것을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버거운 내가 과연 보여줘야 되는, 보여줘야 돈이 되는 글을 써낼 수 있을지, 앓아누워 내내 생각했다. 이 수업의 끝에 변화된 나를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