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초하 Oct 31. 2022

돈 안 되는 글-4

상위 노출은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더라.


블로그 수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블로그를 노출시켜라.
이웃을 늘려라.
광고(애드 포스트)를 붙여라.

돈 되는 글을 쓰는 블로 가가 되는 3가지 방법을 그간 배웠고 나름대로 실천했으나, 나는 여전히 꾸준하게 돈 안 되는 글만을 쓰며 블로그를 키우고 있었다.


키워드 찾기는 내 글이 노출될 수 있도록 찾고자 하는 사람이 쉽게 검색하는 단어를 내 글 제목으로 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블로거들이 같은 류의 많은 글을 쏟아내고 있는지 금,  신생 블로거가 찾아낼, 뽑아낼 키워드는 없었고 있다 해도 블로그 지수가 낮은 내 블로그가 노출될 일도 거의 없었다.  검색으로 내 블로그로 유입되는 건 내가 쓴 제목이 100퍼센트 일치할 때뿐, 혹은 남들이 쓰지 않은 글을 썼을 때뿐이었다.


내가 쓴 제목으로 뭔가를 검색하는 사람은 없다.

남이 쓰지 않고 내가 쓴 글에 관심이 있어서 검색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렇게 나는 수업을 들으며 글을 쓰면 서도 돈 되는 글과는 멀어져 가고  글을 쓰고 매일 업로드하는 것조차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나는 방문자 숫자(돈 되는 글)를 내려놓고 블로그를 키우는 방법으로 꾸준함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기존에 매일 일본어를 공부하며 인스타에 기록을 했는데,  같은 방법으로 한자 쓰기와 필사를 하기로 정했다. 폴더를 만들어 매일 논어, 명심보감 한 줄과 데미안 한 페이지씩을 적었다.


꾸준히 무언가 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이 방법이 만족스러웠으나 상위 노출과 블로그 방문 횟수 늘이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그저 또 내가 나에게 낸 과제. 그 이상도 아니었으며 역시 돈 안 되는 성실한 블로거였음으로

( 황금 키워드를 찾을 수 없는 이미 유명한 책들, 필사였다.)

그렇게 나는 배우는 것을 실제에 적응 못하는 개인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엊그제 저녁,  평소대로 글을 쓰고 하루를 마무리할 즈음

블로그를 방문했더니 방문자수가 10배 늘어있는 것이 아닌가.. 뭐 때문이지? 하고 살펴보니,

아이들과 지역 축제에 방문했던 것이 상위 노출이 되어 검색만으로 유입된 방문자수가 급증했던 것이었다.


아이들과 갔던 행사였기에 사진도 예쁘게 찍지 못했고 많이 찍지도 못했다. 아이들 기념사진 위주였음에도

지역축제를 검색한 사람들에게  상위 노출되다 보니 50명도 되지 않던 내 블로그에 500 명이 넘는 방문자수가 생겨난 거다.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닌 방문자 수 겠지만.

500명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내가 쓴 글을 그저 검색만으로 보. 러. 오. 는. 게. 가. 능. 함에 나는 신세계를 경험 한 기분이었다.

꾸준함과 정직한 게 운영한 보람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돈 안 되는 글만 쓰는 사람도 블로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의도 없이 운으로.. 어쩌면 대충 적은 글에 유입이 많았다는 건 조금 씁쓸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봤으니!!



덧,

하필 이슈가 된 글이 핼러윈이었고 이틀 후 이태원 참사가 생겨 마음이 무겁다.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도 했지만,  

이 글을 적으며 불운한 사고로 젊은 생을 마감한 그들에게는 삼가 명복을,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위로를

조심 스래 적어본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이에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