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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하 Sep 09. 2022

쓸쓸할 땐 詩

유병록/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돌아보니, 명절이 싫었던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오늘처럼 명절이 쓸쓸한 것보다는.


눈물도 대꾸도 없이

나의 불행이
세상에 처음 있는 일은 아니라고
이 습기 어두운 곳은
이미 많은 이가 머물다 간 지옥이라는 말
알고 있습니다


순탄한 삶이
불행을 만나 쉽게 쓰러졌다고
고통에 익숙하지 않아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는 말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고통은 잦아들고 잊고
다시 살아가리라는 말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두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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