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움과 따뜻함 사이, 내가 바라는 삶
연습실은 뜨거웠고, 따뜻했다.
감정이 무너졌을 때, 누구도 먼저 위로하려 들지 않았다.
선뜻 위로하지 않는 그 분위기가
오히려 서로에게 더 깊은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만으로
하나의 공연이 준비되지는 않았다.
공연을 함께 만든다는 건,
각자의 삶의 방식이 마주한다는 일이기도 했다.
흔히 공연 예술을 단체 예술이라 말하지만,
그 말이 가진 무게를 나는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다.
이해와 배려만으로는 부족한 날들이 있었다.
연습이 길어질수록 피로와 예민함이 고개를 들었고,
작은 피드백에도 감정이 격해지곤 했다.
어느 날은, 피드백 속 단어 하나를 두고
공기가 얼어붙었다.
누군가는 양보 없이 고집을 부렸고,
누군가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과와 외면이 엇갈렸고,
서로를 선뜻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눈을 피한 날도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서운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그 시간조차,
지금은 따뜻하게 기억된다.
돌이켜보면, 그건 틀어짐이 아니라
서로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그저 그럴싸한 장면이 아니라
작은 한 조각까지도 진심으로 채우고 싶었던 마음.
그건 하나를 위한, 각자의 고집이었다.
서로 다른 마음들이 조심스럽게 스며들던 시간.
격해졌던 감정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다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사과는 늘 조용히 건네졌고,
그 조용함 속에서 더 단단한 신뢰가 생겼다.
그 시간들은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 있다.
연습실에서 마주했던 진심들,
서로의 고집이 엉키고 풀리던 과정들,
좋은 의미에서 나를 차갑게 만들었던 순간들,
그리고 그 차가움을 감싸주던 따뜻한 관계들.
문득 앞으로의 삶 역시 그런 것들로 채워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말보다 긴 기다림,
쉽게 다가가지 않는 위로,
충돌 끝에도 여전히 마주 앉을 수 있는 관계들.
나는 그런 온도를 잃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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