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면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출처: 로이킴)
안녕하세요, 브런치치 여러분들 인사 올립니다.
오늘도 참으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왜 고마운지는 묻지 말아 주세요.
글을 시작해야 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영감 없음, 생각해 둔 주제도 없음, 일단 누르고 있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음, 보는 여러분들의 답답함 나도 느끼고 있음, 그렇다고 해도 멈출 수는 없음, 사나이가 칼을 뽑으면 그것은 112에 신고해야 함, 폭력은 안돼요, 개연성은 없음, 진짜 큰일임, 이 글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음, 무엇을 적어야 나도 여러분도 만족할 수 있을지는 쌍방 과실, 여러분 잘못도 있음, 사실은 없음, im sorry.
면접을 어떻게 무슨 내용으로 시작해야 할지, Help 도와줘. 사실을 말해줘 내게 정말 네 마음을 말해줘, 몰라 알 수가 없어, 엄정화와 지누션의 콜라보.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너무 따듯해서 눈물이 나왔어, 생각보다 너무 빨리
너무 밝았던 그날에 까막히 어두운 그때의 면접을 기억해 봅니다.
이 기억은 E라는 회사에 면접을 볼 당시를 떠올려 보며 적어봅니다. E라는 회사에 제가 직장 동료로 알고 지내던 지인분이 우연히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E회사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토목 구조분야 엔지니어로 경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설명을 드리자면 토목 설계 분야에는 여러 포지션이 존재합니다. 도로, 항만, 구조, 부대, 지반 등등 여러 분야가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저는 구조분야의 엔지니어로 꾸준히 일을 해왔습니다.
회사는 동탄에 있었고, 집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였기에 우선 면접을 볼 생각으로 회사를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2:1 면접을 보았습니다. 면접관이 두 명이었습니다.
면접이 시작되었고, 이것저것 제가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착실하게 답을 했고, 그들은 이전에 하던 구조물과는 다른 용도의 구조물이기에 배워가면서 일을 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고 피드백을 주었지요. 그리고 배워야 한다는 몹시 중대한 이유로 연봉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어요.
간혹 일어나는 면접의 모순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앞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질문 : 면접에서 발생하는 모순은 무엇일까요?
답변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닳아버린 그들(면접관)의 능력
어쩌면 당신 분야에서는 당신보다 부족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점
예, 맞습니다. 면접관들은 제가 하는 업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같은 엔지니어라는 범주에는 속하지만 서로 분야가 다르기에 제가 하는 업무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구조물 형태가 바뀌게 되면 새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서 아까운 나의 연봉이 크게 인상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제가 그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누구도 제 분야 업무를 알지 못했기에 다른 회사에서 만든 결과물을 베껴서 업무를 진행해 왔었고, 난이도가 있는 업무는 나이 지긋하신 프리랜서 분에게 맡겨서 일을 진행해 왔더라고요.
그 당시에 과장으로 입사를 했지만, 입사 후 얼마 지나서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배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배워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 업무 특성상 한 명의 엔지니어가 만들어지는 데에 굉장히 많은 개인 시간 투자와 회사의 노고가 들어가게 되어있습니다. 하나, 그 회사는 그러한 투자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는 직접적으로 제가 속해 있던 팀장에게 오더가 떨어졌습니다. '사람들한테 구조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은 알려주려고 하지 말고, 대강 어떤 식으로 하는지만 알려줘, 그리고 검토는 네가 해'라고 말이죠.
E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면접관들이 제가 속한 팀의 부장과 상무였습니다.
업무 방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당시의 면접관들은 애초에 알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면접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연봉이 적당한 건지에 대해서 말이죠. 저는 면접관들이 면접자들의 연봉이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 이때의 경험으로 '형식상 면접관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면접관도 아저씨 혹은 아줌마다. 편의점에서 물건 사다가 지나치는 행인 1이다.
그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면접에 대한 시 한 편 적어볼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글을 끝맺기에는 너무 싱거운 것 같아서입니다.)
제목 : 용서하소서
주님, 그 험난한 고행길을 제게 걷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허나, 용서하소서
업무를 보며 쌍욕을 입에 담았던 더러워진 저의
언행을 용서하소서
인간 형상을 한 뱀이 저에게 건넨
'근로계약서'가 선악과임을 몰랐습니다.
허나, 용서하소서
뱀을 족치지 못하고 나온 저를 용서하소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을 때에
부장과 상무를 대신 바치지 못했음을 용서하소서
그때에는 제가 살아있지 못했거든요
여러분, 오늘도 미천한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인연이 된다면 다음번에 꼭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