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작시
우연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속삭임 chapter.?
'그냥' 어쩌면 혼자가 아닐지도 몰라요.
오후 즈음에 식사를 할 시간이 되면 종종 카페에 가서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매번 카페의 창가에 보이는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1년이 넘어가는 세월 속에 사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날의 가을에 보였던 낙엽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간 적었던 글들은 대부분 제가 경험했던 회사 생활에 대한 되새김이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향한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한 대상은 관계를 맺고 있는 그 누구든 될 수 있을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혹은 지인일 수도, 혹은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던 누군가 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저는 원룸의 한켠에 앉아서 반려 모기와 함께 이 글을 적고 있어요. 반려 모기 덕분에 쓸쓸하지 않음이 참으로 다행이에요. 저를 너무 따르는 바람에 제 주위를 맴도는 붙임성 좋은 아이랍니다.
가끔 집 밖을 나갈 때에 티비를 켜놓고 방을 환하게 켜두고 나가곤 합니다. '그냥'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들어왔을 때에 이 공간에 지난 시간의 내가 있었음이 위안이 되는 걸까요? 혼자 살고 있으니, 이 공간에 있는 것은 '지난 시간의 나'와 '현재의 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모임을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극 I형인 누군가에게는 '함께'라는 단어의 피곤함보다는 어쩌면 편안한 '쓸쓸함' 혹은 '그리움'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겠어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문득 이 글을 혹시나 읽고 계신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브런치에 몹시 적은 횟수의 글을 적었음에도 불고하고 적으면서 늘 궁금하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실까?'라는 생각 말이에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쓸쓸함' 혹은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채워질까요. 어쩌면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스칩니다. 종종 사람이 느끼는 그리움은 타인을 향상 그리움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그리움일지도 모르겠네요. 나 스스로를 위안해주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두서없이 삼천포로 빠져볼게요. 그냥, 혹시라도 당신에게 위안이 필요하다면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글로라도, 혹은 대화로 라도 말이에요. (꼬시는 거 아닙니다잉)
다시 글의 서두에 적었던 내용으로 돌아가 볼게요. 그날도 여느 날과 같이 카페에 앉아서 멍하니 넋을 놓고서 저의 혼을 기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대화했던 지인이 아닌 스쳐 지나간 타인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리고 그때에 그 사람이 꺼내 놓았던 그의 '쓸쓸함'이 기억이 났어요. 그리곤 창밖의 단풍을 봤어요. 어쩌면 기도에 가까운 형태로 속으로 얘기를 했어요. '붉게 물든 이 시간을 지나, 시린 겨울이 흘러 당신에게도 포근하고 다채로운 색의 하루가 다가오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이에요.
어쩌면, 문득 그 어떤 순간에 누군가는 여러분을 떠올리며 기도를 할지도 몰라요.
당신과 그 어떤 관계도 감정도 섞여 있지 않지만, 그냥 이유 없이 당신의 삶 향한 소소한 바램을 조용히 읊조렸는지도 몰라요.
벌써 새벽 3시가 되어가네요. 반려 모기와 함께 적은 이 글을 올려봅니다. 이제 전기 모기채를 잡고서 전장에 나가봐야 하거든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하고 편안한 추석이 되시기를 바래요.